기업은행 등 2500억원 투입
칠레 GNLM 지분 37% 매입
입찰서 美·日 등 10여곳 제쳐
[ 이현일 기자 ]
인프라파트너스매니지먼트(IPM)코리아가 기업은행과 손잡고 남미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을 인수했다.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남미 인프라에 대한 첫 투자 사례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PM코리아와 기업은행은 이날 칠레 GNLM터미널(사진) 운영사인 GNLM터미널 지분 37%를 2억1000만달러(약 2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칠레 인프라에 대한 한국 투자사의 재무적 투자는 처음이다.
IPM코리아 컨소시엄은 지분 매각 입찰에서 일본 상사를 비롯해 미국계 인프라 펀드, 남미 LNG터미널 운용사 등 10여 곳의 경쟁자를 누르고 인수자로 선정됐다. 칠레는 남미의 첫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다. 경제위기를 겪는 이웃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와 달리 칠레 정부는 꾸준히 친(親)시장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인프라 시장 전망이 밝다는 평가를 받아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IPM코리아 컨소시엄은 이번 입찰에서 칠레 보험사 등 현지 기관을 투자자(LP)로 대거 참여시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GNLM터미널은 2010~2017년 LNG 누적 기화량이 칠레 수입 천연가스 총량의 16%에 해당하는 전략자산이기 때문이다. 칠레는 가스 수요의 약 80%를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미국 등에서 파나마 운하를 거쳐 해상으로 수입한다. 칠레 석유공사와 호주 광산업체 BHP그룹 등이 터미널 장기 사용계약을 맺고 있다.
GNLM터미널은 칠레 산티아고 북부에 있다. 칠레북부 광산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화력발전소들이 LNG를 수입하는 거점이다. 남미 최대 규모(18만7000㎥)의 육상 LNG 저장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아르헨티나가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칠레 내 가스 수입을 위해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와 칠레 광물공사 코델코가 합작 개발했다. 터미널 운영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자 코델코는 광산 개발 등 본업에 신규 투자를 늘리기 위해 보유 지분을 팔기로 했다.
총인수대금 가운데 9000만달러어치 지분은 현지 기관이 투자하고, 인수 금융은 한화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6000만달러씩 맡기로 했다. IPM코리아와 한화투자증권 등은 올초 프랑스 덩게르크 LNG터미널 지분매각 입찰에도 함께 참여했다. 투자자로는 기업은행이 중국 공상은행, 중국 농업은행과 함께 참여해 자금을 투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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