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상치 않은 재정수지 적자…재정운용 '큰 틀' 다시 짜야

입력 2019-08-08 17:41  

올해 상반기 정부 통합재정수지가 38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도 적자폭이 59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모두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 적자다.

세금은 덜 걷히는데 정부 씀씀이만 커진 탓이다. 상반기 재정 총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37조2000억원 늘어난 반면 국세 수입은 1조원 줄었다. 문제는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법인세가 전년 동기보다 2조2000억원 더 걷힌 것은 양호했던 지난해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125개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44조870억원으로 36.9% 줄었다. 앞으로 법인세수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다른 세수도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그동안 세금으로 단기·공공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아동 수당 등 현금성 복지를 크게 늘리는 재정확대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생산·소비·투자·고용 등 경제지표는 악화일로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미·중 무역 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전되면서 우리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성장률 1%대 추락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재정을 퍼부어 경제를 지탱하는 ‘세금 주도 성장’은 한계를 드러냈다. 세수 감소가 뻔히 보이는데 재정건전성은 생각 않고 확장 재정을 고집해선 곤란하다. 미래세대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선심성 재정 지출을 억제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을 전면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정 운용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일 큰 틀을 다시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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