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의 이름이 최근 정치권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9일 바른미래당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는 조기에 귀국해 바른미래당을 총선 승리의 길로 이끌어주기 바란다”며 “손학규 당 대표와 안 전 대표, 유승민 의원 3명이 분열된다면 바른미래당은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명의 연대를 바탕으로 호남과 더 많은 개혁 세력을 포괄하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며 “안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중원을 껴안을 수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하고, 손 대표는 바람직한 빅텐트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려놓는 헌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문 최고위원이 손 대표 바로 앞에서 안 전 대표의 등판을 언급한 것이라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당의 자강을 위해 리더급 인물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설명했지만 6·13 지방선거 이후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안 전 대표의 귀국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에 관한 논의가 물밑에서 끓어오르는 가운데 안 전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는 서로를 향해 ‘탈당 프레임’을 씌우며 당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손 대표 등 당권파는 유승민계가 자유한국당과 통합 연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비당권파 역시 당권파가 민주평화당 내 탈당 세력과 손 잡을 것이라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유 의원과 더불어 안 전 대표의 이름을 공공연하게 거론하며 통합을 제안하고 있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유 의원은 중심으로 떠오르니까 얘기가 나온 거고, 한 발 더 나아가면 안 전 대표까지 같이 야당이라는 큰 틀에서 같이 간다면 좋지 않겠냐 하는 게 희망사항, 또 앞으로 전개될 사항”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윤영석 의원도 “안 의원 세력까지도 연말 또는 연초에 같이 통합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한국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안 전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 진의가 궁금하다”며 “바른미래당의 내홍 상황을 한국당 내부 정치에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안 전 대표로서는 한국당에 들어와 황교안 대표를 백업하면서 보수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게 살아남을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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