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조용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던 아들이 몰카범이라면?
남매를 키우는 A 씨는 "아들이 다니던 학원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여자 화장실에서 여학생을 불법촬영하다가 걸렸다고 한다"면서 온라인에 익명을 빌려 고민을 털어놓았다.
A 씨의 고등학생 아들은 조용하고 착실한 성격에 공부까지 잘해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평소 여동생도 살뜰하게 챙겼다.
모범적인 아들이었기에 A 씨의 충격은 더 컸다.
A 씨는 "처음엔 학원에서 '아드님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연락이 왔을 때, '나름 부족함 없이 키웠는데, 물건을 훔쳤나' 싶었다"며 "그런데 여자 화장실에서 촬영을 했다고 해서 잘못들은 줄 알았다"면서 당시 느낀 혼돈의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몇 시간을 화장실에 숨어서 옆 칸에 사람이 오면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었다고 한다"며 "여학생에게 걸려 신고를 당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당시 아들에게 '네가 사람 XX냐'면서 울며 혼냈다"며 "아들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어떡하면 좋냐"고 호소했다.
A 씨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A 씨는 "(아들이) 호기심 때문에 그랬다고 하는데, 호기심으로 그런 짓을 하냐"며 "병원에 보내면 달라지겠나. 병원에서도 저러면 어쩌나. 그냥 제가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A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지면서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몰카는 호기심으로 찍지 않는다"면서 단호한 대처를 조언했다.
한 남성은 "성범죄자들이 걸려서 조사받을 때 100이면 100, 호기심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냥 적절하게 갖다 붙이는 것"이라며 "변태 성향이 문제인데 평생 못 고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사람들도 "더 심해지면 심해지지 고치지 못한다", "성욕은 본능인데 근본 태생부터 홭은 것" 이라고 아들을 비판했다.
또한 "몰카범들의 특징은 가족도 가리지 않는 것"이라며 "글쓴이와 여동생을 찍은 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 "엄마가 잘못한 건 아니다", "아들이 범죄자다", "마음 다잡고 단호하게 행동하라" 등 응원도 이어졌다.
A 씨의 아들과 같이 10대가 저지르는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도서관 여자화장실에서 몰카를 찍던 10대 남학생이 검거돼 충격을 안겼다.
전문가들은 "몰카는 음란물 중독에서 시작되는 범죄"라며 "음란물을 몇 년 동안 계속보다가 직접 해보겠다고 찍는 건데, 정말 심각한 범죄인데 본인들만 모른다"고 지적했다.
몰카에서 나아가 성추행, 성폭행 등의 범죄 성향도 강력화 됨에 따라 제대로된 성교육과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날이 갈수록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들을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 성범죄 역시 마찬가지다. 청소년의 신체와 정신 모두 조숙해지면서 어른의 범죄 방식을 따라하는 연령대가 낮아졌음에도 처벌할 방법이 없는 것.
때문에 최근엔 소년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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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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