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늘었는데…신저가 속출하는 식품株

입력 2019-08-11 14:12   수정 2019-08-11 14:24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식품주들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만4000원(8.82%) 떨어진 2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1년 내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CJ제일제당의 공매도 거래량은 4만6250주로 전날(8490주)의 4.4배에 달했다.

동원F&B도 2분기 실적 공시 이후 연일 하락하며 1년 내 최저가인 22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달에만 16.3% 하락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오뚜기, 대상 등 다른 식품주도 연일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등 가공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덩치’(매출)가 커진 대신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의 2분기 매출(물류 제외)은 3조1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9.7% 줄어든 1054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식품사업부문의 영업이익(540억원)이 21.3% 줄어들어 각 사업부문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2분기 실적발표 직후 9개 증권사가 CJ제일제당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판매호조로 매출은 늘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과 인건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부진했다”며 “가공식품 부문의 실적 악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실적개선이 본격화될 때까지는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가공식품 기업 쉬완스와의 합병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마트의 영업환경 악화로 식품 제조업체들의 부담도 커졌다”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4분기 이후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원F&B의 최근 하락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익성이 높은 조미소스 사업 등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데다 최근 실적 둔화는 비수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원 F&B는 1회성 비용과 중장기 성장을 위한 광고판촉 비용이 반영되면서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빴다”며 “성수기인 3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전망되는 만큼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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