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을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지난주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한·일 관계가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또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일본을 종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매년 1회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개정해 왔으나 지난 수 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종전 ‘가’(화이트국가)와 ‘나’(비화이트국가) 외 ‘가’ 지역을 ‘1’과 ‘2’ 지역으로 세분화한 것이다. 산업부는 가의2 지역에 대해 ‘4대 국제수출통제 가입국가 중 국제수출통제 원칙에 맞지 않게 수출통제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를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이 가의2 지역엔 일본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가의2 지역에 대한 수출통제 수준은 원칙적으로 ‘나’지역 수준을 적용한다. 다만 개별허가 신청서류 일부와 전략물자 중개허가는 면제한다.
자율준수기업(CP)에 내주고 있는 사용자포괄허가의 경우 ‘가의1’ 지역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가의2’ 지역에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허용하기로 했다. 개별수출허가의 경우 제출서류가 ‘가의2’ 지역은 5종으로, ‘가의1’ 지역(3종)보다 많아지게 됐다. 심사 기간도 ‘가의1’ 지역은 5일 이내이지만 ‘가의2’ 지역은 15일 내로 늘어나는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한국이 선정한 기존 29개 화이트국 가운데 일본에 대해서만 까다로운 수출허가 절차를 도입한다는 얘기다.
이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통상적인 고시개정 절차에 따라 20일간의 의견수렴,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다음달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성 장관은 “한국 정부는 의견수렴 기간 중에 일본 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언제, 어디서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