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조롱하거나 직설적 욕설 대상으로 삼아"
"힙합 장르 내 정당행위라 볼 만한 합리적 이유 없어"
동료 가수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래퍼 블랙넛(본명 김대웅·30)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부장판사 김병수)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블랙넛의 항소를 기각,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앞서 블랙넛은 2016년 자작곡을 통해 키디비(본명 김보미·28)를 거론하며 성적으로 모욕하는 가사 등을 써 고소당했다. 키디비는 2017년 6월 블랙넛을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모욕죄 등을 적용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키디비의 추가 고소와 수사가 이어졌고,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네 차례에 공연에서 키디비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퍼포먼스를 한 혐의까지 공소사실에 추가됐다.
1심은 블랙넛에게 키디비 모욕 혐의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고, 2심 역시 이를 유지했다.
블랙넛은 이런 가사는 힙합 장르 내에서는 용인될 수 있고, 키디비를 모욕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련의 행위는 모두 피해자를 일방적인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아 비하하거나 '김치녀'라는 내용으로 조롱하거나 직설적 욕설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면서 "그런 과정에서 피고인도 그런 행위가 모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고도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른 문화예술 행위와 다르게 힙합이라는 장르에서만 특별히 그런 표현을 정당행위라고 볼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모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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