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기지국 바로 연결…통신사 '1000분의 1초' 광속 전쟁

입력 2019-08-13 17:27   수정 2019-08-14 02:03

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술 개발 후끈

SKT '초엣지 기술' 골자로 한
'5GX MEC 플랫폼' 발표
이동통신 지연속도 최고 60%↓

KT, 주요 8개 도시에 MEC 센터
상용화 서비스도 먼저 내놓아



[ 홍윤정 기자 ] 이동통신의 지연 속도를 줄이는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 개발을 두고 이동통신 3사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MEC는 5세대(5G) 이동통신의 핵심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반 기술로 꼽힌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클라우드 게임 등 콘텐츠와 스마트팩토리, 클라우드로봇 등 산업 분야에서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다.

SK텔레콤은 단말에 더 가깝게 MEC센터를 구축해 속도를 향상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MEC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상용화 서비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게임과 자율주행자동차 등 관련 서비스 개발을 먼저 하고 있다.


SKT, 더 빠른 ‘초엣지’ 기술 내놔

SK텔레콤은 13일 기지국에 MEC를 적용하는 ‘초(超)엣지’ 기술 등을 골자로 한 ‘5GX MEC’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지연 속도가 기존 대비 60% 줄어든다.

MEC는 고객과 가까운 곳에 소규모 데이터센터(혹은 클라우드)를 만들어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고성능 컴퓨터가 중앙 서버에서 데이터를 집중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보다 단말과 서버 간 거리가 짧아 지연 속도도 줄어든다.

SK텔레콤이 공개한 초엣지 기술은 단말과 데이터센터의 거리를 기존 MEC센터보다 더욱 줄였다. 통신사들이 현재 구축하고 있는 MEC센터는 교환국에 마련된다. ‘이용자 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의 단계를 거쳐 데이터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초엣지 기술은 한 단계 더 줄여 MEC 기술을 고객과 더 가까운 기지국에 적용한다. SK텔레콤은 기존 교환국에 MEC센터를 마련하는 방식과 기지국에 MEC를 적용하는 방식을 혼용할 계획이다.

정창권 SK텔레콤 ICT인프라센터 그룹장은 “초엣지 기술을 적용할 때 지연 속도는 8~9밀리세컨드(ms) 수준으로 기존 MEC센터(10ms)보다 줄어든다”고 말했다.

초엣지 기술은 기업 간 거래(B2B)에 우선 활용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클라우드 서버를 기지국단에 마련할 계획이다. 초저지연 특성을 이용해 고사양 게임을 다운로드 없이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도 개발한다. SK텔레콤은 이날 실시간으로 게임방송을 시청하면서 게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워치앤플레이(Watch&Play)’를 함께 공개했다.

MEC 구축 속도는 KT가 빨라

MEC센터 구축에서 앞선 건 KT 쪽이다. KT는 지난 3월 전국 주요 8개 도시에 ‘5G 에지 통신센터’ 구축을 완료했다. SK텔레콤은 올 10월까지 서울, 대전 등 거점에 MEC센터를 구축하고 연말까지는 전국 12곳에 MEC센터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MEC센터 구축을 위한 실증테스트를 오는 10월에 한다.

상용화 서비스를 먼저 내놓은 쪽도 KT다. 5월 이 중 두 곳에 ‘5G 정보기술(IT) 에지 클라우드’를 구축해 상용화 서비스를 넣었다. KT의 에지 클라우드에는 아프리카TV와 올레TV모바일 내 자체 5G 콘텐츠가 들어가 있다. B2B 분야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SK하이닉스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협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 출시 등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MEC에 접목되는 클라우드에도 차이가 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KT는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어 자사 클라우드를 활용한다. KT 관계자는 “자체 클라우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MEC 구축 속도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특화 서비스도 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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