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에 접근성 떨어지고
로또분양 예고…초토화 우려
[ 전형진 기자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부활하면서 2기 신도시 등 수도권 외곽 분양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될 서울 요지 아파트의 ‘로또 청약’을 대기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면 2시 신도시가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에서 19만8157가구의 새 아파트가 분양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발표 직격탄을 맞은 인천 검단, 경기 파주 운정과 양주 옥정 등 2기 신도시에서도 1만여 가구의 분양이 남았다. 검단신도시는 4941가구, 옥정신도시는 2945가구가 연내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가뜩이나 교통망 등이 열악해 외면받는 2기 신도시 분양시장은 서울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분양가 상한제로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정부가 요건을 완화한 상한제 대상 지역은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분당, 광명, 하남, 대구 수성,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 31곳이다. 도심 요지에 새 아파트가 저렴하게 공급되면 2기 신도시 등 수도권 외곽 지역 분양시장은 그야말로 초토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분양업계 관측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서울 청약만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아직 착공하지 않은 재건축·재개발구역은 221곳 22만6000여 가구다. 이 가운데 사업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분양가상한제 사정권에 드는 곳은 66개 구역 6만8000여 가구다. 조합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을 미룰 경우 예비 청약자들의 기다림은 장기화될 수 있다.
서울의 상한제 아파트 공급이 밀릴수록 2기 신도시 등 수도권 분양시장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인천은 곳곳에서 개발이 이뤄지면서 이미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루원시티 등 공공택지지구와 10여 곳의 민간 도시개발사업 지구에서 약 6만6000가구의 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지만 분양 시기조차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 테크노밸리와 부천 대장지구까지 합치면 대기 물량만 10만 가구를 넘는다. 10년째 개발이 진행 중인 인천 검단신도시는 대부분 3기 신도시 발표 이후부터 분양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는 무주택 세대주에게 청약 우선권이 있어 내 집 마련을 미루면서 청약 시장을 노크하는 대기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기 신도시에 대한 교통망 확충 등의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서울, 과천 등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곳으로 청약자가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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