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새 거점 마련키로
1500억 유상증자 등 자금 마련
부영은 유동성 확보 차원 매각
[ 김동현 기자 ] 기업용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인 더존비즈온이 매각에 난항을 겪던 서울 을지로 부영을지빌딩을 4500억원에 매입한다. 지방에 본사를 둔 더존비즈온은 서울에 새 거점을 마련한 뒤 주력 플랫폼 사업에서 영업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13일 유형자산 취득 공시를 통해 부영을지빌딩을 4502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을지로 1가에 있는 부영을지빌딩은 과거 삼성화재 소유 빌딩으로 부영주택이 2017년 초 삼성화재로부터 4380억원에 매입한 건물이다. 지하 6층~지상 21층(연면적 5만4653㎡)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더존비즈온은 내부자금 500억원에 유상증자로 1500억원, 금융회사 차입을 통해 2500억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 추진과 장기 성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간 확보가 건물 매입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더존비즈온은 ERP(전사적자원관리)를 비롯한 기업용 IT 솔루션을 판매한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600여 개에 달해 컨설턴트가 고객사별로 현장을 방문하는 등 비효율적 문제가 있었다”며 “고객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최적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서울 오피스에 통합구축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사가 지방(강원 춘천시)에 있어 고급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영업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방문영업 방식은 다양한 솔루션을 시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오피스에서는 고객이 전체 솔루션을 확인하고 데모를 시연해볼 수 있는 ‘솔루션 체험관’도 선보일 예정이다.
더존비즈온이 이번 빌딩 매입을 위해 결정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식도 관심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181만 주를 주당 8만3089원에 신규로 발행하는 구조다. RCPS는 신한금융지주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신한더존위하고제일차 등에서 인수한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동시에 갖는 주식이다.
이번 RCPS 발행에서 두드러진 점은 현 주가에 20% 할증한 가격을 발행가액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인수자들이 향후 이 회사 주가가 발행가액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의미다. 더존비즈온은 이날 1200원(1.64%) 오른 연중 최고가(7만4400원)를 기록했다.
부영그룹은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빌딩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하나대체투자운용과도 협상을 했지만 무산되는 등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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