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태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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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의 1호봉은 얼마나 되죠?” “하루 운전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벌점·음주이력이 있어도 입사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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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버스업체들이 오는 10월 주 52시간 근로제(300인 이상 사업장) 도입을 앞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운행해야 하는 버스에 비해 운전할 기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버스기사 채용박람회를 열었지만 두 달도 안 돼 또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경기도 버스운송 사업조합은 연간 3000~4000명의 버스기사가 부족한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교통부와 경기도는 9월, 10월에도 버스기사 채용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경기도가 두 달 만에 버스기사 채용박람회를 연 이유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잦은 이직으로 인한 인력난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 내 버스 사업자는 모두 72곳. 주 52시간 도입으로 필요한 인력은 2만2000여 명이지만 현재 근무 중인 인력은 1만8000여 명에 불과하다. 버스업체마다 임금과 복지혜택 등이 달라 경력을 쌓은 버스기사들이 조건이 더 좋은 곳으로 직장을 옮기고 있다. 임금이 서울시 버스기사의 80% 수준에 하루 16~17시간 격일제 근무도 이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 버스기사들의 로망은 서울시내버스업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서울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서울시가 버스업체의 적자를 보전해 주면서 거의 모든 기사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한 광역버스를 운행하는 김모씨는 “우리 회사 40대 젊은 기사 대부분이 이미 서울시내버스에 이력서를 넣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경기도 내 버스사업자의 절반인 36개 버스회사가 참여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 박람회에선 △버스승무사원 일자리 정보제공 △버스업체와 구직자 간 1 대 1 상담 △한국교통안전공단 운전인력 양성과정 상담 등이 이뤄졌다.
구직자 상당수는 1종 대형면허 소지자였다. 하지만 대형면허증이 있다고 바로 버스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인철 경기도 버스운송사업조합 실장은 “대형버스는 승객의 안전이 중요하기에 일정 기간 교육과 수습, 실습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버스를 몰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람회 현장면접 통과자는 또 한 차례 회사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이후 한 달간의 소형 버스 수습기간에는 교통안전공단의 버스운전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고, 1박2일간의 신규자 교육, 운전자 정밀적성검사도 통과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6~12개월간 28인승 중형버스를 몰면서 무사고 경력을 지녀야 대형버스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경기도는 박람회에서 버스기사가 되면 사고 등으로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을 경우 최소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안정성, 월 300만~400만원에 이르는 임금 등을 적극 홍보했다. 주재홍 한국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화성교통안전 교육센터에서는 정부와 경기도의 지원으로 버스운전자 교육과 취업까지 알선하고 있다”며 “예비 버스기사들의 많은 문의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버스기사 채용박람회의 인사담당자 Q&A는 모바일 한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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