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엔 겨우 '선방' 했지만…카드사, 하반기 실적 악화 우려

입력 2019-08-15 18:19   수정 2019-08-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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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핀테크 공세 부담


[ 김대훈 기자 ] 카드회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대형 악재에도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하반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데다 수수료 인하 충격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롯데·우리·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는 올 상반기 총 95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9669억원에 비해 91억원(0.9%) 줄었다. 현대·비씨카드를 제외한 6개 회사의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수수료 인하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작년 11월 금융위원회는 중소·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 매출이 5억~500억원인 가맹점의 수수료를 결제액 대비 2.05~2.17%에서 0.22~0.65%포인트 낮추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새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3월부터 적용됐다.

각 카드사는 일회성 마케팅을 자제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동차금융과 카드론 등 비(非)카드 영업을 강화해 손실을 최대한 줄였다.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하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점도 ‘선방’의 요인이다. 카드 결제액은 지난 1, 2분기 각각 200조원, 214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 5.9% 증가했다.

하반기 순이익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새로 가입한 23만 개 가맹점 중 연 매출 30억원이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수수료 568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집계 매출이 없어 결제액의 2.2%인 일반 수수료율을 적용받던 업체들에 우대 수수료율을 소급해 적용해줘야 한다. 경기가 점차 나빠지고, 카드사와 경쟁하는 지급·결제 핀테크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도 카드사에 악재다.

카드사 관계자는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경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많을 것”이라며 “순익 규모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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