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기자 ] 크림과 위스키 향이 나는 ‘아이리시 카페’, 오렌지와 베리 향을 품은 ‘에스프레소 썸머’.
KT&G가 과테말라에서 판매하는 담배 ‘보헴’(사진) 제품들이다. 커피 문화에 익숙한 과테말라의 흡연자들을 겨냥해 개발했다. 이런 현지화를 통해 KT&G가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등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담배 수출량은 2016년 487억 개비를 돌파했고, 2017년에는 사상 처음 금액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KT&G는 터키와 이란 등 중동에서 시작해 중남미까지 수출지역을 넓혔다. 전략은 고품질과 현지화였다. 특히 담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 7위의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에서는 ‘에쎄 미니 슬림 블랙’과 ‘엣지 블랙’이 인기다. KT&G 관계자는 “나이지리아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 짧은 시간 흡연하는 문화가 있고, 흡연자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하려는 성향도 있다”며 “작은 사이즈의 담뱃갑에 빠르게 피울 수 있는 초슬림 담배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엣지 블랙과 에쎄 미니S 블랙은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약 9.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남미는 KT&G가 집중 공략하는 시장 중 하나다. 과테말라는 인구 1400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연간 40억 개비가 넘는 규모의 담배 시장이다. 인구의 4분의 1이 커피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KT&G는 2017년 커피 향 캡슐을 담은 ‘디스 5종’을 출시했다. 이후 보헴 브랜드 담배에도 커피 향을 접목했다. 과테말라에서 출시한 보헴 제품은 지난해 1억 개비가 판매됐고, 올해 2억 개비가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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