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대내외 경제 여건에 잇따라 적신호가 켜지면서 금융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등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현상과 관련해 시장 안정 조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해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최근 해외 금융시장 상황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손 부위원장은 “세계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홍콩 시위 등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재점검하는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주요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세계 9위, 단기외채 비율 30%대로 양호한 데다 외국인 자금 유입,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여러 지표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미·중 분쟁 장기화,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강행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경계를 강화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2일부터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응하는 ‘수출규제 금융부문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직간접적 피해를 보는 기업에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지난 5일 국내 증시와 환율이 크게 출렁이자 증권시장 안정을 위한 ‘비상계획’의 밑그림을 공개하기도 했다. 시장 상황을 봐가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주식 공매도 규제 강화, 하루 가격제한폭 축소 등의 정책을 즉각 꺼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한국 경제의 복원력이 튼튼하지만 대외 위험요인이 복합 작용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과잉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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