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율 주행' 더한 볼보 S90…고속에서도 차선 유지 놀라워

입력 2019-08-16 17:38   수정 2019-08-1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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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볼보 S90 T5


[ 장창민 기자 ] 스웨덴의 디자인 철학 중 ‘라곰(lagom)’이라는 게 있다. ‘지나쳐도 안 되고 부족해도 안 된다’는 말이다. 자동차 디자인에선 단순함의 미학으로 받아들여진다. 완벽한 비율을 따진다. 볼보의 S90(사진)은 이 철학을 대표하는 차로 꼽힌다.

이 차는 2016년 10여 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쳐 나온 정통 세단이다. 디자인은 편안하고 부드럽다. 세로 모양의 그릴은 차량을 중후하면서도 웅장하게 보이게 해준다. 세련된 느낌으로 변한 아이언 마크의 화살표도 그릴의 대각선상에 올려 그릴 전체의 디자인을 일체감 있게 해줬다는 평가다. 내장은 스웨덴산 목재로 마감하고 최고급 가죽시트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S90은 그동안 T5(가솔린)와 D5 AWD(디젤·상시 사륜구동) 등 두 종류의 모델이 판매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T5 모델만 나온다. S90 T5는 다시 모멘텀과 인스크립션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이 중 상위 트림인 T5 인스크립션을 타봤다. 서울 성북동 북악스카이웨이와 내부순환로, 자유로 등 50㎞ 구간을 달려봤다.

가속페달을 꽉 밟으니 의외의 느낌이 들었다. 스웨덴 차 특유의 딱딱한 이미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100㎞를 넘어가도 흔들림이나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곡선 도로에서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견고한 느낌을 줬다. 볼보의 새로운 엔진 계통인 ‘드라이브 E파워트레인’을 적용해서다. 이 파워트레인은 첨단 신형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뤘다. 최고출력이 235마력에 달한다.

가장 인상 깊은 기능은 반자율 주행 장치인 파일럿 어시스트(II)였다. 자동차가 차로를 유지해 달릴 수 있도록 해주는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다. 운전대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표시창에 녹색 운전대 그림이 뜬다. 이 상태에서 손과 발을 떼고 고속으로도 운전할 수 있다. 웬만한 곡선 코스에서도 차로를 이탈하지 않고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달릴 수 있다. 다만 각도가 큰 커브 구간이 나오자 저절로 녹색등이 꺼지며 기능이 중지됐다.

S90은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과 경쟁하는 모델이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S90 T5 가격은 모멘텀이 5930만원, 인스크립션이 6590만원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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