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화해를 할까?

입력 2019-08-18 15:30  

박제연의 글로벌 브리핑 (45)


방송을 막 시작하려던 찰나에 나온 소식이 있었다. 미국이 9월 1일로 예정돼 있던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려는 것을 일부 연기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스튜디오에 마이크를 차고 앉아 있던 터라 모든 주제와 원고를 뒤로 하고 즉석에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랬다. “이게 얼마나 기다리던 소식인데…아주 강하게 반등이 나올 것이다.”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그런 말을 하는 것조차 실례가 될 정도로 어쩌면 오래도 기다린 소식일지 모르겠다. 미·중이 화해한다는 것은.

둘 사이 화해기류가 조성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많이 이르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관세 부과가 연기된 품목들은 미국인 소비에 많은 영향을 주는 소비재다.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중국 소비재가 비싸게 들어온다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중 70%를 소비가 차지하는 미국으로선 선택하기 힘든 도박이었다. 일단 관세 부과를 미뤄놨으니 미국이 올해 GDP 증가율을 어느 정도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입장은 강경한 쪽에 있다. 미국의 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고, 그에게 조언하는 백악관의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피터 나바로다.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다.

이들은 중국에 대해 초강경파로 분류된다. 미·중 무역분쟁은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을 내년에도 당선시킬 수도, 혹은 낙선시킬 수도 있는 중요한 이슈다. 그런 만큼 그 노선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중국은 분명 위안화라는 무기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를 휘두르려고 할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해 굴복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자꾸 쓰는 말이라 독자에게도 미안하지만 기억하라. 우리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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