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등 자극적 내용 많아
"방송 막아달라" 靑 청원도
1인 방송기업 자율규제 미흡
[ 노유정 기자 ] 유튜브와 아프리카TV의 인기 BJ(진행자)인 ‘꽃자’(사진)가 과거 불법 성매매 업소에서 일한 사실을 인정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각종 불법행위 체험 등을 콘텐츠(일명 ‘썰’)로 삼고 있는 1인 방송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47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꽃자는 이전에도 “화류계는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등 유흥업소의 실태를 말해주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꽃자 외에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는 이유로 실제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경험이나 관련 종사자를 인터뷰하는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에 성매매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화류계에서 일한 썰’ ‘호스트바에서 면접본 썰’ 같은 콘텐츠가 수십 건씩 나온다.
불법업소를 직접 가보거나 실태를 소개한다는 영상들도 많다. 한 유튜버는 “마사지방을 속시원하게 파헤쳐보겠다”며 주로 어떤 업소에서 유사성행위가 이뤄지는지, 가격과 내용 등 구체적인 정보까지 설명했다. 조회 수가 100만 건을 넘은 이 동영상의 게시물에는 “파헤친다더니 오히려 홍보하는 것 같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 같은 방송들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법적인 성매매, 불법 업소를 주제로 유튜버들이 ‘썰’을 풀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걸 막아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들이 술집과 2차(성매매) 업소 등의 이야기를 10대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에 자랑스럽게 올리는 것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등 1인 방송 플랫폼 기업들은 음란물, 불법행위 등이 담긴 유해 콘텐츠를 규제하는 정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썰’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아프리카TV 측은 “불법 사이트나 전화번호, 불법업소 위치 등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고 실제로 불법행위를 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기면 바로 제재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방송 콘텐츠를 직접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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