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감사현장서 IFRS 해석 혼선…감독당국과 소통 활성화해야"

입력 2019-08-19 17:07  

윤훈수 삼일회계 감사부문 대표

新외감법 매출 타격 있어도
제도 정착 지원할 것
일감보다 감사품질 향상에 주력



[ 하수정 기자 ]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감사부문 대표(사진)는 “기업 감사현장에서 원칙 중심의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하는 데 있어 가이드라인 부재와 해석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과 한국회계기준원의 질의회신을 좀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19일 서울 용산 삼일회계법인 본사에서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과 외부감사인 간, 전임감사인과 후임감사인 간 IFRS 해석 차이에 따른 분쟁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질의회신 활성화가 필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新)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분식회계와 부실감사에 대한 징계가 대폭 강화된 것이 질의회신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징계를 두려워한 감사인이 보수적으로 감사를 하게 되면서 기존 관행대로 하려는 기업과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바이오, 4차산업 등 새로운 영역에서 회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회계업계에선 금융감독당국의 질의회신 절차가 느리고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윤 대표는 “앞으로 질의회신을 통해 투명하게 절차를 거친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처벌을 최소화하되 고의적 회계부정의 경우 엄격히 처벌하는 것으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이 최근 2~3년간 감사품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계기준과 감사실무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성과평가 지표 70%를 감사품질 위주로 개편했다. 예전에는 일감을 많이 따오는 회계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 지금은 감사품질이 높아야만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삼일회계법인이 감사한 재무정보는 믿고 의존해도 된다는 신뢰를 형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에 따라 삼성전자와 KB금융지주 등 장기우량 고객을 대거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내년에만 47개 기업의 감사업무가 빠져나간다. 윤 대표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삼일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사회 전체적으로 회계투명성이 높아지고 감사품질이 올라가는 순기능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제도가 순조롭게 정착하는 데 충분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감사 인력 확보 계획과 관련해선 “단기적으로 회계 인력 수요가 늘겠지만,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이 회계사 업무 일부를 대체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인력 수요가 작년만큼 많지 않아 올해는 적정 규모로 채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신입 회계사 360여 명을 채용했다. 올해는 경력과 신입 회계사를 합쳐 300명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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