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혜택 종료ㆍ영업정지로 車ㆍ스마트폰도 위축 우려
소비 지표가 급전직하한 것은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폭설을 동반한 동장군까지 기승을 부린 탓이다.
그러나 한파가 물러가도 소비가 나아질 것이란 신호는 찾기 어렵다.
작년 4분기 경기를 지탱한 내구재 `투 톱'인 승용차와 스마트폰은 각각 세제혜택 종료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오히려 연초 부진이 우려된다.
주택 취득세 감면조치는 이달부터 소급해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법 개정 때까지는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정권 이양기의 경기 대책 공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황 장기화에 동장군까지…연말특수 `실종' 최근 소비 지표 잠정치를 보면 2008년 9월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칼바람을 몰고 온 세계 금융위기 당시를 방불케 할 정도다.
당시엔 `쇼크'라고 할 정도로 급격히 움츠러들었지만, 위기가 길어진 요즘은 시름시름 앓으며 병세가 나빠지는 모습에 가깝다.
지난달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 부진은 여전했다. 카드 국내승인액도 7.1% 증가에그쳐 2009년 4월(7.0%) 이후 최저 증가율을 보였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겹친 12월에 카드 승인액이 한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9.1%) 이후 처음이다.
카드 승인액은 2009년 11월 이후 작년 7월까지 33개월간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다가 작년 8월부터는 짝수 월마다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등락을 반복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에 한파ㆍ폭설이 겹친 것은 설상가상이다. 12월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낮았고 같은 달 서울지방 적설일도 열흘이나 돼 관측 이래 세 번째로잦았다.
휘발유 판매량이 2008년 10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보였다.
빙판길에 날씨까지 추워 외출을 자제한 결과다. 여가활동이나 도소매업, 음식숙박업과 관련된 서비스업도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한파, 폭설에 따른 대외활동 위축,주식거래 대금 감소 등으로 도소매,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 석 달간 이뤄진 작년 성장률 전망 변화에도 반영됐다. 정부와한국은행 전망을 보면 작년 10월 11일 2.4%(한은), 작년 12월 27일 2.1%(기재부),지난 11일 2.0%(한은)로 꾸준히 내려갔다.
◇소비심리 위축…車ㆍ부동산 `재정절벽'에 이통3사 영업정지도 악재 12월의 소비 위축이 단기 현상에 그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악천후의 악영향이 컸던 만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있다. 소비 회복이 빠르지 않겠지만 더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카드 승인액만으로 소비 상황을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전문가 지적도있다. 이달 말 나올 통계청의 12월 소매판매 동향을 봐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지표인 통계청의 소매판매 증가율을 보면 전년 같은 달 대비로 작년 8월(-0.4%)에 감소했지만 9~11월에 각각 2.3%, 1.9%. 3.9%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월 대비로는 8월 -3.1%, 9월 1.3%, 10월 -0.9%, 11월 2.3% 등으로 등락했지만 11월의 회복력이 돋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폭설과 강추위가 일시적인 영향을 줬지만 소비 상황이 더 악화하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악재도 즐비하다.
작년 11월 소비지표의 선전 배경이 됐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작년 말에 끝난 것은 부담이다.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지난해 10월 4.3%, 11월 13.2%, 12월 7.5% 늘었지만 세제 혜택 종료로 판매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노후차 교체 세제혜택 마지막 달인 2009년 12월엔 무려 81% 늘었다가 2010년 연초에 판매 둔화를 겪었다.
주택 취득세 감면도 작년 말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엔 냉기가 가득해졌다.
새 정부가 1월부터 소급 감면을 추진하지만 법 개정이 끝나기까지는 거래 동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는 소비심리에 치명적이다.
휴대전화 시장도 심각하다. 영업정지를 맞은 LG유플러스(U+)는 이달 7~30일(24일간), SK텔레콤은 1월31일~2월21일(22일간), KT는 2월22일~3월13일(20일간) 휴대전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없다.
영업정지 때는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한다. 소비자도 불리한조건에 구입할 이유가 없기에 판매 부진에 직면했다.
휴대전화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작년 말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앞두고 호조였던 디지털 TV 판매도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심리도 여전히 얼어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12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5개월째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소비지출전망 CSI는 98로 2009년 3월(90) 이후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재준 연구위원은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며 정책 스탠스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 회복력이 약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재정정책은 새 정부가 들어서야 가능한 만큼 우선 선제적인 통화정책이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소비 지표가 급전직하한 것은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폭설을 동반한 동장군까지 기승을 부린 탓이다.
그러나 한파가 물러가도 소비가 나아질 것이란 신호는 찾기 어렵다.
작년 4분기 경기를 지탱한 내구재 `투 톱'인 승용차와 스마트폰은 각각 세제혜택 종료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오히려 연초 부진이 우려된다.
주택 취득세 감면조치는 이달부터 소급해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법 개정 때까지는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정권 이양기의 경기 대책 공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황 장기화에 동장군까지…연말특수 `실종' 최근 소비 지표 잠정치를 보면 2008년 9월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칼바람을 몰고 온 세계 금융위기 당시를 방불케 할 정도다.
당시엔 `쇼크'라고 할 정도로 급격히 움츠러들었지만, 위기가 길어진 요즘은 시름시름 앓으며 병세가 나빠지는 모습에 가깝다.
지난달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 부진은 여전했다. 카드 국내승인액도 7.1% 증가에그쳐 2009년 4월(7.0%) 이후 최저 증가율을 보였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겹친 12월에 카드 승인액이 한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9.1%) 이후 처음이다.
카드 승인액은 2009년 11월 이후 작년 7월까지 33개월간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다가 작년 8월부터는 짝수 월마다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등락을 반복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에 한파ㆍ폭설이 겹친 것은 설상가상이다. 12월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낮았고 같은 달 서울지방 적설일도 열흘이나 돼 관측 이래 세 번째로잦았다.
휘발유 판매량이 2008년 10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보였다.
빙판길에 날씨까지 추워 외출을 자제한 결과다. 여가활동이나 도소매업, 음식숙박업과 관련된 서비스업도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한파, 폭설에 따른 대외활동 위축,주식거래 대금 감소 등으로 도소매,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 석 달간 이뤄진 작년 성장률 전망 변화에도 반영됐다. 정부와한국은행 전망을 보면 작년 10월 11일 2.4%(한은), 작년 12월 27일 2.1%(기재부),지난 11일 2.0%(한은)로 꾸준히 내려갔다.
◇소비심리 위축…車ㆍ부동산 `재정절벽'에 이통3사 영업정지도 악재 12월의 소비 위축이 단기 현상에 그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악천후의 악영향이 컸던 만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있다. 소비 회복이 빠르지 않겠지만 더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카드 승인액만으로 소비 상황을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전문가 지적도있다. 이달 말 나올 통계청의 12월 소매판매 동향을 봐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지표인 통계청의 소매판매 증가율을 보면 전년 같은 달 대비로 작년 8월(-0.4%)에 감소했지만 9~11월에 각각 2.3%, 1.9%. 3.9%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월 대비로는 8월 -3.1%, 9월 1.3%, 10월 -0.9%, 11월 2.3% 등으로 등락했지만 11월의 회복력이 돋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폭설과 강추위가 일시적인 영향을 줬지만 소비 상황이 더 악화하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악재도 즐비하다.
작년 11월 소비지표의 선전 배경이 됐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작년 말에 끝난 것은 부담이다.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지난해 10월 4.3%, 11월 13.2%, 12월 7.5% 늘었지만 세제 혜택 종료로 판매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노후차 교체 세제혜택 마지막 달인 2009년 12월엔 무려 81% 늘었다가 2010년 연초에 판매 둔화를 겪었다.
주택 취득세 감면도 작년 말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엔 냉기가 가득해졌다.
새 정부가 1월부터 소급 감면을 추진하지만 법 개정이 끝나기까지는 거래 동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는 소비심리에 치명적이다.
휴대전화 시장도 심각하다. 영업정지를 맞은 LG유플러스(U+)는 이달 7~30일(24일간), SK텔레콤은 1월31일~2월21일(22일간), KT는 2월22일~3월13일(20일간) 휴대전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없다.
영업정지 때는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한다. 소비자도 불리한조건에 구입할 이유가 없기에 판매 부진에 직면했다.
휴대전화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작년 말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앞두고 호조였던 디지털 TV 판매도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심리도 여전히 얼어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12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5개월째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소비지출전망 CSI는 98로 2009년 3월(90) 이후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재준 연구위원은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며 정책 스탠스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 회복력이 약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재정정책은 새 정부가 들어서야 가능한 만큼 우선 선제적인 통화정책이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