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위ㆍ사감위 복권총량 확대 문제로 진통>

복권의 판매 총량을 늘리려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시도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복권위의 총량 확대 요구를 거부했다. 로또 등 복권에 생계비를 쏟아붓는 국민이 급증하는데도 발행 당국은 건전화 대책 마련에 손을놓았다는 이유에서다.

복권위는 지난 21일 사행산업 관계부처 정례회의에서 2012년 복권 매출총량 한도를 3천198억원 증액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복권 판매량은 사감위의 `마지노선'(2조8천753억원)을 3천106억원 넘어섰다. 이 한도를 초과하면 복권위는 중독예방치유부담금을 더 내야한다. 이듬해 복권총량을 설정할 때는 초과분의 100%를 깎이는 벌칙도 받는다.

사감위는 작년 12월에도 한도를 3천556억원 늘려달라는 복권위의 요청을 거부했다.

증액 요구치가 358억원 낮아졌는데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증액 요구 사유의타당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사감위는 설명했다.

사행산업 매출이 급증하면 국민 경제가 파탄에 이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복권위가 적절한 건전화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복권위는 사감위의 우려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고수한다. 조세 저항 없이도 막대한 세수와 기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올해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 판매액(3조1천859억원)보다 3.2% 증가한 3조2천879억원 수준으로 올려 잡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 재정권의 확정 기관인 국회에서 승인한 복권기금운용계획을 토대로 발행량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발행 계획을 수정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경마와 카지노처럼 중독성이 높은 사행산업과 똑같은 잣대로 복권을 규제하는것은 불공평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24일 개정된 사감위법 시행령은 업종별 매출 총량을 폐지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는데, 이 과정에서 복권위가 의견을 적극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복권에 총량 예외조항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하진 않았지만, 검토 후 배제 대상이라고 판단되면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감위 관계자는 "총량 예외적용은 현행법상 사감위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국회와 여론의 반응을 고려하는 만큼 여론이 나쁘면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총량제 위반으로 인한 벌칙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사행산업 사업자와 소관부처가 낸 중독예방치유부담금은 44억6천만원이다. 기재부는 2011년 복권 매출액 한도를 초과한 벌칙으로 초과분(2천759억원)의 0.

2%에 불과한 5억3천900만원을 물었다.

올해는 도박 중독의 예방과 치유사업을 담당하는 `도박문제관리센터'를 설치할계획이어서 사업자와 소관부처에 부과될 부담금이 160억~180억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clap@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