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새 정부 경기부양책 빨리 내놓아야"
경제정책 수장들이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듯한 발언을 연이어 내놓자 '경기회복론'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를 아직 낙관하기에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내수와 수출모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회복 신호는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먼저 보냈다. 그는 22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한 발짝 벗어났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도 같은 날 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경기 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23일에는 경제를 축구에 빗대어 발언 수위를 더 높였다.
"그간 위기로 수비에 치중했지만 이젠 공격도 하고 기습도 하고 적진에 침투하는 방향으로 경기(경제)를 운영해도 좋겠다" 이는 최근 대외경제가 조금씩 되살아난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이 재정절벽 우려에도 올해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중국도 4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는 등 그간 한국경제를짓눌렀던 대외변수에 희망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발언이 다소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경제는아직 내수와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달 4~20일 주요 백화점이 올해 첫 세일에서 거둔 성적은 참혹하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8.9%, 신세계는 10.2%, 갤러리아는 8.5% 떨어졌다.
특히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던 명품 매출마저 부진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꼭 닫은 것이다.
소비자의 소비자심리지수(CSI) 역시 지난해 3분기 99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 밑으로 내려갔다. 지수가 기준점 아래라는 것은 앞으로의 경제를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4분기에도 99를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3분기 가계소비성향이 통계편제 이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교육, 교통, 보건등 필수소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도 여전히 동면상태다. 가계를 짓누르는 1천조원의 부채 역시 여전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대지만 먹거리 물가는 급등하며 엥겔지수(소비지출에서 식료품의 비중)가 높은 저소득층은 생활고가 가중하고 있다.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12월 수출은 전년대비 5.7% 줄었다. 10월(1.1%),11월(3.8%)의 소폭 증가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작년 말부터 본격화한 원화 강세는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출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관세청의 수출입 통관실적을 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63억달러, 수입은 278억달러로 15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수출채산성이 낮아져 물건을 국외에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무역이 경기변동에 미치는 효과가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엔화 가치 급락 역시 일부 기업을 옥죈다. 원ㆍ엔 환율이 1% 떨어지면 총 수출역시 1% 가까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있다. 외환 당국이 연일 구두개입에 나서지만,약발이 오래가지 못한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국내 경제는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하고 있다. 한은이 24일발표할 예정인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4% 수준으로 알려졌다. 1~3분기 0.9%→0.3→0.1%의 하락세에서 다소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수치상 개선이란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숫자상으론 3분기가 저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0.1%라는 `제로'에 가까운 전기 실적의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분기와 비교해보면 3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체감 경기의 개선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하면 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조속히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ks@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경제정책 수장들이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듯한 발언을 연이어 내놓자 '경기회복론'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를 아직 낙관하기에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내수와 수출모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회복 신호는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먼저 보냈다. 그는 22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한 발짝 벗어났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도 같은 날 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경기 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23일에는 경제를 축구에 빗대어 발언 수위를 더 높였다.
"그간 위기로 수비에 치중했지만 이젠 공격도 하고 기습도 하고 적진에 침투하는 방향으로 경기(경제)를 운영해도 좋겠다" 이는 최근 대외경제가 조금씩 되살아난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이 재정절벽 우려에도 올해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중국도 4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는 등 그간 한국경제를짓눌렀던 대외변수에 희망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발언이 다소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경제는아직 내수와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달 4~20일 주요 백화점이 올해 첫 세일에서 거둔 성적은 참혹하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8.9%, 신세계는 10.2%, 갤러리아는 8.5% 떨어졌다.
특히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던 명품 매출마저 부진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꼭 닫은 것이다.
소비자의 소비자심리지수(CSI) 역시 지난해 3분기 99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 밑으로 내려갔다. 지수가 기준점 아래라는 것은 앞으로의 경제를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4분기에도 99를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3분기 가계소비성향이 통계편제 이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교육, 교통, 보건등 필수소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도 여전히 동면상태다. 가계를 짓누르는 1천조원의 부채 역시 여전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대지만 먹거리 물가는 급등하며 엥겔지수(소비지출에서 식료품의 비중)가 높은 저소득층은 생활고가 가중하고 있다.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12월 수출은 전년대비 5.7% 줄었다. 10월(1.1%),11월(3.8%)의 소폭 증가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작년 말부터 본격화한 원화 강세는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출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관세청의 수출입 통관실적을 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63억달러, 수입은 278억달러로 15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수출채산성이 낮아져 물건을 국외에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무역이 경기변동에 미치는 효과가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엔화 가치 급락 역시 일부 기업을 옥죈다. 원ㆍ엔 환율이 1% 떨어지면 총 수출역시 1% 가까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있다. 외환 당국이 연일 구두개입에 나서지만,약발이 오래가지 못한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국내 경제는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하고 있다. 한은이 24일발표할 예정인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4% 수준으로 알려졌다. 1~3분기 0.9%→0.3→0.1%의 하락세에서 다소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수치상 개선이란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숫자상으론 3분기가 저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0.1%라는 `제로'에 가까운 전기 실적의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분기와 비교해보면 3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체감 경기의 개선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하면 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조속히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ks@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