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비포장도로 달리지만, 안개는 걷힌 상태"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미국ㆍ유럽 등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가 국내 경기 회복이 늦어진탓이다.
그러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 우리 경제가 여전히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안개는 걷힌 상태라는 것이다.
◇2010년 6.3%→2011년 3.6%→2012년 2.0% 한은은 24일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2.0%라고 밝혔다. 금융위기당시인 2009년 0.3% 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약 4.0%인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반 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성장 부진은 대외경기 탓이 컸다.
한은 경제통계국 김영배 국장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의 개선 속도가 예상치에못 미쳤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도 큰 타격이었다. 설비 투자는 2012년에만 1.8% 축소됐다. 2010년 25.7%, 2011년 3.7% 확대됐던 것에 비교하면 큰 낙폭이다.
삼성전자[005930]의 시설투자는 작년 1분기 7조8천억원에서 2분기 6조2천억원,3분기 4조5천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3분기 투자액은 10분기만에 최소 수준이다.
현금 보유량은 9월 말 18조8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조원 가량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대통령 선거 등 큰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줄이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도 2011년 2.3%에서 2012년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역시 2009년 0.0% 이후 최저다. 빠르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민간의 소비 여력을 제약한 탓이 크다.
정부 소비는 같은 기간 2.1%에서 3.6%로 늘었다. 3년 만에 최대치다.
김 국장은 "성장에 정부 소비의 기여도가 0.6%포인트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인 재정 투입이 없었다면 사실상 1%대의 성장에 그친 셈이다.
수출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규모인 430억달러로 추정되지만, 수출증가율은 2010년 14.7%에서 2011년 9.5%, 2012년 3.7%로 계속해하락했다.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하며 국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국내총소득(GDI)은 2.3% 늘어났다. 이는 2011년 1.3%에서 1%포인트가량 확대한 것이다. 김 국장은 "교역조건이 다소 개선되며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줄었다"고 전했다.
◇"올해 경제는 안개 걷힌 비포장도로"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8%로 예상하며 작년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내다봤다. 특히 올해 하반기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나며 전반적인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추정했다.
대외 경기에 대한 전망 역시 밝다. 22일 한은 김중수 총재는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한 발짝 벗어났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도 같은 날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도 이날 "지난해 우리 경제가 안갯속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고 빗댄다면 이젠 안개가 걷혀 돌부리, 웅덩이도 비켜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해 성장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유례없는 원화 강세에 우리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의 생산이 줄고 생산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성장기여도의 반 이상을 이바지했던 수출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원ㆍ엔 환율이 1% 떨어질 때마다 우리 총 수출은 1%가량 줄어든다고 분석도 있다. 지난해 원화는 엔화대비 19.6%나 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수출에 끼치는 영향은 많이 줄었지만, 엔저 현상은 다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국장은 "올해 1월까지 아직 환율변동의 영향은 (우리 경제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3.6%에서 3.5%로 소폭 낮췄다. 특히 우리나라와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의 평균 성장률은3.2%로 0.4%포인트 줄였다.
한은이 IMF 등의 성장률 전망을 참고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추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도 더 내려갈 공산이 크다.
yks@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미국ㆍ유럽 등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가 국내 경기 회복이 늦어진탓이다.
그러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 우리 경제가 여전히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안개는 걷힌 상태라는 것이다.
◇2010년 6.3%→2011년 3.6%→2012년 2.0% 한은은 24일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2.0%라고 밝혔다. 금융위기당시인 2009년 0.3% 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약 4.0%인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반 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성장 부진은 대외경기 탓이 컸다.
한은 경제통계국 김영배 국장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의 개선 속도가 예상치에못 미쳤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도 큰 타격이었다. 설비 투자는 2012년에만 1.8% 축소됐다. 2010년 25.7%, 2011년 3.7% 확대됐던 것에 비교하면 큰 낙폭이다.
삼성전자[005930]의 시설투자는 작년 1분기 7조8천억원에서 2분기 6조2천억원,3분기 4조5천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3분기 투자액은 10분기만에 최소 수준이다.
현금 보유량은 9월 말 18조8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조원 가량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대통령 선거 등 큰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줄이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도 2011년 2.3%에서 2012년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역시 2009년 0.0% 이후 최저다. 빠르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민간의 소비 여력을 제약한 탓이 크다.
정부 소비는 같은 기간 2.1%에서 3.6%로 늘었다. 3년 만에 최대치다.
김 국장은 "성장에 정부 소비의 기여도가 0.6%포인트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인 재정 투입이 없었다면 사실상 1%대의 성장에 그친 셈이다.
수출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규모인 430억달러로 추정되지만, 수출증가율은 2010년 14.7%에서 2011년 9.5%, 2012년 3.7%로 계속해하락했다.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하며 국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국내총소득(GDI)은 2.3% 늘어났다. 이는 2011년 1.3%에서 1%포인트가량 확대한 것이다. 김 국장은 "교역조건이 다소 개선되며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줄었다"고 전했다.
◇"올해 경제는 안개 걷힌 비포장도로"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8%로 예상하며 작년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내다봤다. 특히 올해 하반기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나며 전반적인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추정했다.
대외 경기에 대한 전망 역시 밝다. 22일 한은 김중수 총재는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한 발짝 벗어났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도 같은 날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도 이날 "지난해 우리 경제가 안갯속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고 빗댄다면 이젠 안개가 걷혀 돌부리, 웅덩이도 비켜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해 성장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유례없는 원화 강세에 우리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의 생산이 줄고 생산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성장기여도의 반 이상을 이바지했던 수출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원ㆍ엔 환율이 1% 떨어질 때마다 우리 총 수출은 1%가량 줄어든다고 분석도 있다. 지난해 원화는 엔화대비 19.6%나 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수출에 끼치는 영향은 많이 줄었지만, 엔저 현상은 다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국장은 "올해 1월까지 아직 환율변동의 영향은 (우리 경제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3.6%에서 3.5%로 소폭 낮췄다. 특히 우리나라와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의 평균 성장률은3.2%로 0.4%포인트 줄였다.
한은이 IMF 등의 성장률 전망을 참고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추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도 더 내려갈 공산이 크다.
yks@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