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부실시공 논란…벌써 3차례 '물난리'>

입력 2013-01-28 15:47  

농식품ㆍ기재부ㆍ공정위 모두 `水災'건설업계 "무리한 공기단축 원인" 추측

세종시 정부청사에 일부 부처가 입주한지 두 달도 안 돼 `물난리'가 잇따라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께부터 세종청사 5동 4층에 있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실 천장의 스프링쿨러 배관시설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장관 비서실 직원들은 "처음엔 천장에서 한두 방울씩 떨어지던 물방울이 굵은물줄기로 바뀌어 9시 넘어서는 아예 콸콸 쏟아졌다"며 "컴퓨터 전원을 뽑고 급히 사무집기를 들어냈다"고 전했다.

누수량이 많은 탓에 복구 작업은 2시간 가까이 걸려 오전 10시30분께 복구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세종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스프링쿨러 배관이 천장으로 지나가는데 공사 과정에서 누군가 배관을 밟거나 건드린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약한 부분이 빠진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이 세종청사에서 `물난리'가 난 첫번째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에는 세종청사 2동 4층의 공정거래위원회 복도에서 갑작스레 물이 새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도 스프링쿨러 배관 부분이 터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4일에는 세종청사 4동 3층의 기획재정부 사무실에서 침수 사고가 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날은 몇십 년만의 한파가 닥친 날이었는데, 홍보실 문 앞의바닥에 물이 넘쳐 물을 퍼내느라 오후 반나절을 다 썼다"고 전했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난방설비에 쓰이는 핀코일 부분이 파손돼 당시 누수 사고가 있었다"며 "시공 과정에서 핀코일 부분에 틈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무리한 공기 단축으로 인한 부실시공 아니냐는 견해를 조심스레 내비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두달도 못 돼 세 번이나 물이 샜다면 부실시공 가능성이 크다"라며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려고 하면 이런 일이 생길 때가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농식품, 공정위 등이 입주한 세종청사 1단계 2구역은 2010년 10월 착공해 지난해 11월 완공했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었다.

11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여름 장마가 한창일 때 배관, 미장 등의 내부공사를해 무리한 공사 강행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청사 관리를 책임지는 행정안전부의 무책임한 태도도 비판을 받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세종청사의 스프링쿨러가 4만1천800개인데 그 중 하나라면 0.

0025% 아니냐"며 "4만1천8090개 중 한 개밖에 잘못된 게 없다면 얼마나 잘한거냐"고반문했다.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농식품부 공무원은 "식사, 교통, 실내공기 등 모든 면에서 불편한 것 투성이인데 물까지 샌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주무부처인 행안부가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으니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세종청사 내 사무실 공기 질을 측정한 결과에서는새집증후군 유발 물질이 기준치의 최고 10배 이상 나와 "무리한 조기 입주"라는 비판도 있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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