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체제로 막 내린 경제정책조정회의>

입력 2013-02-07 11:09  

이명박 정부 들어 경제정책을 총괄적으로 논의하는 장관급 협의체가 끝내 정상으로 환원되지 못한 채 비상체제로 막을 내렸다.

위기관리대책회의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렸다. 현 정부 들어 마지막 회의였다.

위기관리대책회의는 경제분야 소(小) 국무회의격인 경제정책조정회의의 비상체제 형태다. 유럽 재정위기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정부는 지난 2011년 10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위기관리대책회의로 전환했다.

이 회의엔 기재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17개 부처ㆍ청의 장(長)이 참석해왔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임기 마지막까지 경제정책조정회의로 정상 환원되지못한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실 이명박 정부 5년간 정상 형태인 경제정책조정회의보다 비상체제인 위기관리대책회의가 더 많이 열렸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두 차례나 닥쳤기 때문이다.

경제정책조정회의는 2008년 2월에서 2008년 6월, 2011년 1월에서 2011년 9월까지 14개월간 열렸고, 나머지 46개월은 위기관리대책회의로 진행됐다.

경제정책조정회의는 이른바 'MB노믹스'의 근간인 7ㆍ4ㆍ7(7%성장, 소득 4만달러, 7대강국) 공약의 세부실천 과제를 세우며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2008년 7월 비상체제로 전환됐다.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는 등 고유가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그해 9월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심화됐고, 이어 실물경제로 위기가 옮아가면서 위기관리대책회의는 지속됐다.

2009년 0.3%로 곤두박질 쳤던 우리 경제성장률이 2010년 들어 빠른 회복세를보였으나 위기관리대책회의가 경제정책조정회의로 환원된 것은 그해 12월이었다.

2년6개월간 진행된 '전반부' 위기관리대책회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수출과 건설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예산의 조기 집행과 농어업 부문에 대한 보증 확대,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 방안, 녹색뉴딜사업 종합추진계획 등 적극적인 세제ㆍ재정운용과 시장안정 조치를 마련했다.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다시 비상체제로 바뀐 건 글로벌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다.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위기로 글로벌금융시장이 요동치자 2011년 10월 정부는 다시 위기관리대책회의로 돌렸다.

후반부 위기관리대책회의 초반엔 단기적인 시장 불안을 해소할 범정부 차원의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어 위기 해결이 지지부진해지고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자 경제활력을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5년간 경제정책조정회의 또는 위기관리대책회의는 모두 167회 열렸고, 상정된 안건은 530건이었다.

pseudoj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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