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현자(賢者)가 다시 모인다. 우리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서 처방을 논하기 위해서다.
이달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앞두고 시장이 술렁인다. 다수 경제 전문가는 동결을 점치지만 "결과는 봐야 안다"는 인하론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금통위원들이 자신의 경기진단을 직접 공표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향방을 놓고 정반대 예측이 팽팽하다.
기준금리는 작년 11, 1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동결됐다. 작년 7월과 10월에는각각 0.25%포인트 내려간 바 있다.
◇ 각 세운 금통위원들 2월에는?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표결 수는 동결 6명 대(對) 인하 1명. 의사록에 "나는 분명히 인하를 주장했다"라고 명기한 유일한 현자는 하성근 금통위원이었다.
그는 1월 금통위에서 "국내 경제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서야 회복세가 힘을 받을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최근의 과도한 원화절상 압력 또한 우리 국민경제에 큰 부담이될 수 있다"며 "추가적 기준금리 인하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통위는 하반기 국내경제 회복을 점치며 이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에 상심한 듯 하 위원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주요국의 양적완화는) 숙취(유동성으로 인한 문제)를 해장술(유동성 공급)로 넘어가려는 노력…일본의 거품정책이 새 불안요인…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이 '오버'하는 것 아니다……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침체 계속될 것…." 그러자 다른 현자가 즉각 반박했다.
문우식 금통위원은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들어갔다"며 "유동성 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론에 맞선 것이다.
평소 언론 노출을 피하던 금통위원들의 광폭 행보에 시장은 여러 추측을 내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7명 금통위원 중 2명은 입장이 정리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이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전망을 고수하는 점을 고려할때 한은 집행부인 총재와 부총재 역시 동결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문우식 위원까지) 최소 3표가 동결로 보여 2월 기준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민간 경제전문가도 "한은이 최근 '기준금리 조정이 환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을 어렵게 하는 논리"라며 동결 예측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 대부분 동결 예상…IB는 엇갈린 전망 금통위의 역학관계를 차치하더라도 다수 전문가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여전히 경기의 하방위험(악화위험)이 크지만, 금리 인하가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가 불확실하다"며 "이달은 쉬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화 강세 현상 역시 다소 주춤했고 무엇보다도 환율만 보고 금리를 결정할 순 없다"며 "지난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한다"고말했다.
HMC투자증권 이정준 연구원도 "환율 관리는 기준금리보다는 자본유출입 규제를동원할 것으로 본다"며 "대외경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한은이 경기전망이 비관적이지 않은 이상 여유를 갖고 추이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심각하게 침체했고 설비투자 심리도 위축됐다"며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 2.8%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인하를 주장했다.
국책 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5일 기준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주택가격이 2.8% 오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한은에 확장적인 통화정책(기준금리인하)을 주문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갈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NP파리바와 RBS 등은 약한 경기회복세와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들며 금통위가 2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월 중 금리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한은이4월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도 상반기 중 한차례 인하를 점쳤다.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은 금통위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차기 정부가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을 통해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이달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앞두고 시장이 술렁인다. 다수 경제 전문가는 동결을 점치지만 "결과는 봐야 안다"는 인하론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금통위원들이 자신의 경기진단을 직접 공표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향방을 놓고 정반대 예측이 팽팽하다.
기준금리는 작년 11, 1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동결됐다. 작년 7월과 10월에는각각 0.25%포인트 내려간 바 있다.
◇ 각 세운 금통위원들 2월에는?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표결 수는 동결 6명 대(對) 인하 1명. 의사록에 "나는 분명히 인하를 주장했다"라고 명기한 유일한 현자는 하성근 금통위원이었다.
그는 1월 금통위에서 "국내 경제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서야 회복세가 힘을 받을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최근의 과도한 원화절상 압력 또한 우리 국민경제에 큰 부담이될 수 있다"며 "추가적 기준금리 인하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통위는 하반기 국내경제 회복을 점치며 이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에 상심한 듯 하 위원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주요국의 양적완화는) 숙취(유동성으로 인한 문제)를 해장술(유동성 공급)로 넘어가려는 노력…일본의 거품정책이 새 불안요인…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이 '오버'하는 것 아니다……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침체 계속될 것…." 그러자 다른 현자가 즉각 반박했다.
문우식 금통위원은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들어갔다"며 "유동성 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론에 맞선 것이다.
평소 언론 노출을 피하던 금통위원들의 광폭 행보에 시장은 여러 추측을 내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7명 금통위원 중 2명은 입장이 정리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이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전망을 고수하는 점을 고려할때 한은 집행부인 총재와 부총재 역시 동결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문우식 위원까지) 최소 3표가 동결로 보여 2월 기준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민간 경제전문가도 "한은이 최근 '기준금리 조정이 환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을 어렵게 하는 논리"라며 동결 예측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 대부분 동결 예상…IB는 엇갈린 전망 금통위의 역학관계를 차치하더라도 다수 전문가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여전히 경기의 하방위험(악화위험)이 크지만, 금리 인하가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가 불확실하다"며 "이달은 쉬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화 강세 현상 역시 다소 주춤했고 무엇보다도 환율만 보고 금리를 결정할 순 없다"며 "지난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한다"고말했다.
HMC투자증권 이정준 연구원도 "환율 관리는 기준금리보다는 자본유출입 규제를동원할 것으로 본다"며 "대외경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한은이 경기전망이 비관적이지 않은 이상 여유를 갖고 추이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심각하게 침체했고 설비투자 심리도 위축됐다"며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 2.8%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인하를 주장했다.
국책 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5일 기준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주택가격이 2.8% 오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한은에 확장적인 통화정책(기준금리인하)을 주문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갈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NP파리바와 RBS 등은 약한 경기회복세와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들며 금통위가 2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월 중 금리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한은이4월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도 상반기 중 한차례 인하를 점쳤다.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은 금통위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차기 정부가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을 통해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