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기대 충족할 금리수준 놓고 고민 커"
재형저축 출시가 약 3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은행권의 고민이 깊다.
7년 이상 불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이어서 장기 거래고객 확보가 가능하지만, 정작 고객들에게 내줄 수 있는 금리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재형저축이 근로자 '재산형성' 저축이라는 이름값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산형성' 저축?…금리 너무 낮아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1976년 처음 선을 보인 재형저축은 푼돈을 굴려 목돈을만들어야 하는 서민과 청년층에게 '효자' 노릇을 했다.
출시 초기인 1977년 당시 일부 은행의 재형저축 금리는 5년 만기가 연 30%를 넘었다. 이자 일부를 정부에서 보전해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당시 일반 적금 금리의2배가 넘었다.
금리가 높은데다 비과세 혜택도 있으니 그야말로 근로자들의 '재산 형성'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재원 부족으로 법정 장려금 보조가 끊기면서 1995년부터 폐지됐다.
18년 만인 올해 3월 부활하는 재형저축은 그 모양새가 많이 다르다.
금리가 3~4%대로 주저앉았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재산 형성'이라는 말을 붙이기가 무색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권 "저금리 시대 연 4% 주기도 벅차다" 재형저축 출시를 준비 중인 각 은행들은 금리를 결정하기에 앞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재형저축은 7년 이상 불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있다는 점 때문에 장기거래 고객을 유치하고 다른 상품과 교차판매를 하기에 유리하다. 연 소득 5천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 3천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어 미래의 수익원인 청년층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자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에서는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권 예ㆍ적금 금리가 이미 3%대 초반으로 떨어진상황이라 금리 수준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상품 취지나 고금리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감안하면 3%대 금리를 책정하기에 눈치가 보이지만, 4%대 금리를 약속하기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의 수신상품 담당자는 "요즘 특판 예ㆍ적금은 물론 기존 장기주택마련저축도 금리가 3.6~3.7% 정도로 형성돼 있는데 이보다 많이 높이기는 어렵다"고말했다.
18년 전 옛 재형저축을 기억하는 한 시중은행 임원은 "그 때는 금리가 거의 30%까지 올라갔다"며 "당시에는 돈을 넣어놓으면 정말 '재산 형성'이 됐는데, 비과세혜택이 있더라도 요즘은 워낙 금리가 낮아 고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달 중순부터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리는 이달 말이나 돼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영업점에 전달한 공문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설명할 때 금리는 빼고 기본적인 상품 가입요건과 혜택 등만 설명할 것을 주문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고민이 크다보니 눈치를 좀 보고 있다"며 "언론 등을 통해 다른 은행의 금리 수준이 나오면 그보다 무조건 0.1%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은행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 후 비과세 한도 안에서 적정 수준 불입" 고금리 상품은 아니지만, 은행권에서는 일단 신규 가입을 하고나서 본인의 소득수준에 맞게 납입금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어차피 저금리 기조 속에 다른 예ㆍ적금 금리도 3%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만큼이보다 높은 금리의 상품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을 고려하면 금리가 연 4%로 책정(7년 고정금리로 가정)될 경우 4.7%짜리 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비과세 혜택을 보려면 자금을 7년 이상 묶어둬야 하기 때문에 비과세 한도를 꽉꽉 채워 넣는 것보다는 본인 사정에 맞게 불입하는 것이 좋다.
국민은행 WM사업부 김윤정 세무사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비과세와 소등공제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어 한도를 다 채워 불입할 것을 조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재형저축은 그렇지 않다"며 "7~10년정도 묶어둘 수 있는 자금 수준을 알맞게 결정해납입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pseudojm@yna.co.kr cindy@yna.co.kr ah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재형저축 출시가 약 3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은행권의 고민이 깊다.
7년 이상 불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이어서 장기 거래고객 확보가 가능하지만, 정작 고객들에게 내줄 수 있는 금리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재형저축이 근로자 '재산형성' 저축이라는 이름값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산형성' 저축?…금리 너무 낮아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1976년 처음 선을 보인 재형저축은 푼돈을 굴려 목돈을만들어야 하는 서민과 청년층에게 '효자' 노릇을 했다.
출시 초기인 1977년 당시 일부 은행의 재형저축 금리는 5년 만기가 연 30%를 넘었다. 이자 일부를 정부에서 보전해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당시 일반 적금 금리의2배가 넘었다.
금리가 높은데다 비과세 혜택도 있으니 그야말로 근로자들의 '재산 형성'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재원 부족으로 법정 장려금 보조가 끊기면서 1995년부터 폐지됐다.
18년 만인 올해 3월 부활하는 재형저축은 그 모양새가 많이 다르다.
금리가 3~4%대로 주저앉았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재산 형성'이라는 말을 붙이기가 무색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권 "저금리 시대 연 4% 주기도 벅차다" 재형저축 출시를 준비 중인 각 은행들은 금리를 결정하기에 앞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재형저축은 7년 이상 불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있다는 점 때문에 장기거래 고객을 유치하고 다른 상품과 교차판매를 하기에 유리하다. 연 소득 5천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 3천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어 미래의 수익원인 청년층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자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에서는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권 예ㆍ적금 금리가 이미 3%대 초반으로 떨어진상황이라 금리 수준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상품 취지나 고금리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감안하면 3%대 금리를 책정하기에 눈치가 보이지만, 4%대 금리를 약속하기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의 수신상품 담당자는 "요즘 특판 예ㆍ적금은 물론 기존 장기주택마련저축도 금리가 3.6~3.7% 정도로 형성돼 있는데 이보다 많이 높이기는 어렵다"고말했다.
18년 전 옛 재형저축을 기억하는 한 시중은행 임원은 "그 때는 금리가 거의 30%까지 올라갔다"며 "당시에는 돈을 넣어놓으면 정말 '재산 형성'이 됐는데, 비과세혜택이 있더라도 요즘은 워낙 금리가 낮아 고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달 중순부터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리는 이달 말이나 돼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영업점에 전달한 공문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설명할 때 금리는 빼고 기본적인 상품 가입요건과 혜택 등만 설명할 것을 주문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고민이 크다보니 눈치를 좀 보고 있다"며 "언론 등을 통해 다른 은행의 금리 수준이 나오면 그보다 무조건 0.1%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은행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 후 비과세 한도 안에서 적정 수준 불입" 고금리 상품은 아니지만, 은행권에서는 일단 신규 가입을 하고나서 본인의 소득수준에 맞게 납입금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어차피 저금리 기조 속에 다른 예ㆍ적금 금리도 3%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만큼이보다 높은 금리의 상품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을 고려하면 금리가 연 4%로 책정(7년 고정금리로 가정)될 경우 4.7%짜리 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비과세 혜택을 보려면 자금을 7년 이상 묶어둬야 하기 때문에 비과세 한도를 꽉꽉 채워 넣는 것보다는 본인 사정에 맞게 불입하는 것이 좋다.
국민은행 WM사업부 김윤정 세무사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비과세와 소등공제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어 한도를 다 채워 불입할 것을 조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재형저축은 그렇지 않다"며 "7~10년정도 묶어둘 수 있는 자금 수준을 알맞게 결정해납입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pseudojm@yna.co.kr cindy@yna.co.kr ah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