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땐 공직사회가 '솔선'…정부 기본경비 10% 삭감

입력 2013-02-12 08:00  

부처 출장비ㆍ복사비ㆍ공공요금 등…공익요원 인건비도 해당1998년 환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도 삭감

정부 부처 기본경비 가운데 10%가 일제히 삭감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지침을 모든 부처에 알리고서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보고했다.

정부가 스스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은 장기 불황을 겪는 국민과 고통을함께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12일 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정부 부처에 기본경비 자체 절감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기본경비는 지출예산 가운데 조직 운영에 쓰이는 돈이다.

▲행정경비(출장여비ㆍ일반수용비ㆍ공공요금ㆍ급식비ㆍ교육훈련비 등) ▲소규모전산운영경비(복사비ㆍ인쇄비, 임차료, PC 교체비 등) ▲공익근무요원 운영비(인건비, 피복비, 교통비) 등이 기본경비에 포함된다.

지출 예산에서 차지하는 이 돈의 비중 자체는 크지 않다. 2013년 확정예산(342조원) 가운데 기본경비는 2조3천861억원으로 0.7% 수준이다.

기재부 지침대로 기본경비 지출을 줄여서 만들 수 있는 재원은 최대 2천386억원(확정예산의 0.07%)에 불과하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그 해 세출예산에서 경기 회복이나 복지수요 충당을 위한사업비로 쓸 수 있다.

기재부가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선 것은 박근혜정부의 복지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점도 고려한 조치다.

박재완 기재부 장관은 지난 8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복지공약 재원와 관련해 "지금까지 해오던 (재원 마련) 방식대로는 상당히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정부는 과거에도 심각한 경제위기가 생겼을 때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기본경비 삭감 지침을 모든정부부처에 내렸다. 그때는 기본경비뿐만 아니라 사업비를 구조조정하고 1급 이상정무직 공무원 봉급도 10% 깎았다.

정부 관계자는 "삭감 지침은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해야 할 때마다 내놓는 단골손님이다"면서 "기본경비는 공무원 조직의 실제 운영에 들어가므로 깎이면 공직자들이상당히 불편해 부처 반발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clap@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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