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양적완화에…환율의 경기 안정 효과 약화"

입력 2013-03-19 15:07  

삼성硏, 조건부 금융거래세·통화정책 완화 검토 권고

우리 경제는 위기 때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고 수출이 늘어 경기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 땐 환율이 하락하며(원화 강세) 수출이 감소하고 경기가 진정됐다.

이를 환율의 '경기 자동안정화 효과'라고 하는데 최근 선진국의 양적 완화 때문에 이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대선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 '환율 변동이 경기 안정에 기여하는가'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환율 변동이 경기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나타나는 곳은 주로우리와 같은 수출중심형 국가다. 특히 우리나라 원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화 중 가장 경기동행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동행성이 높다는 것은 경기 확장기에 환율이 하락하고 수축기에 상승한다는의미다. 정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원화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위험한자산으로 인식되며 경기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유출입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이러한 법칙을 다소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경기 부진-원화 약세 혹은 경기호조-원화 강세 패턴과 달리 경기가 부진한데도원화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외환위기 직후(1999년)처음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의 원화 강세는 선진국의 무차별적 양적 완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양적 완화와 외인자금 유입으로 나타나는 실물경제와 괴리된 환율 움직임이 가져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시장의 외인자금 유출입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조건부 금융거래세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문제를 확대하지 않는 선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발전하고 대외건전성이 개선돼 원화의 위상이 높아지면 환율의 경기 안정화 효과도 약화할 것"이라며 "수출뿐 아니라 내수도함께 강화해 경기변동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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