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내정자가 과거 칼럼에서 현 정부가 폐기한 산업은행 민영화가 필요하다고주장한 내용과 김기식 의원의 논평을 추가.>>지배구조 개선법 "상식적으로 이해안돼…카드사는 금융사 아냐"朴 대통령 강조 금산분리엔 "족쇄", 폐기된 산은 민영화는 "필요"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과거 주요 금융정책을 두고 보였던 견해가 도마에 올랐다.
현 정부가 강화하거나 추진하는 '금산 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는 강하게 반대하면서 현 정부가 폐기한 산은 민영화는필요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서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홍 내정자의 금융관(觀)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방침과 사사건건 정면 배치한다는점에서 그의 내정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거대 금융지주를 이끌 수장으로서 전문성도 의심스러워 사실상 '낙하산 인사'가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사외이사 제도개선 비판해놓고 사외이사 취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내정자는 지난해 2월과 3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본회의에 민간위원으로 참석해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심의했다.
당시 그는 "상식 수준에서 이해가 되지 않으며, 이런 규제가 금융 선진화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강화가 경영 건전성 향상으로 바로연결되는지는 의문"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금융회사라고 해서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며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수신 기능이 없으므로 금융회사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배려 없이 획일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도 했다고 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현재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는많은 문제를 드러내 애초의 취지는 퇴색해버렸다"며 "문제의 본질에서 구체적 행위까지 샅샅이 살피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바꾸겠다"고 공언한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이다.
홍 내정자는 금융회사 사외이사 제도 개선에 '어깃장'을 놓고서 5개월 뒤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가 지난 1월 인수위원 겸직 논란으로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민주통합당) 의원은 "홍 내정자가 위원으로 참여한 규개위는 지난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 '동태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부분을 뺐다"고 지적했다.
◇금산분리 겨냥해선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 홍 내정자는 2008년에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이 펴낸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제목의 공동 저서에서 '금산분리 원칙의 재조명'을 주제로 글을 실어 정부 정책과 전혀 다른 취지의 논리를 폈다.
금산 분리를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라고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는 "금산 분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우대하는 불공평한 제도"라면서 "계속금산 분리 원칙을 고집하면 우리 금융산업의 조속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이어 "삼성전자[005930], 현대자동차[005380] 등 우리 산업자본(재벌)이 적당한투자 기회를 찾지 못해 수십조원에 이르는 잉여자금을 쌓아놓은 가운데 금산 분리로인해 상당수 우리나라 은행(스탠다드차타드·한국씨티 등)이 외국인 소유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금산 분리의 긍정 효과로는 "재벌이 계열 금융회사 고객의 자금으로 영향력을확대하는 것은 힘들게 됐다"며 "재벌그룹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스템전체가 붕괴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이마저도 "은행 간 대출경쟁이 심해졌고, 불공정 거래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감소했다"며 금산 분리를 폐지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기우에 불과하다고단정했다.
나아가 "기업투자의 애로를 없애려면 금융지주회사의 산업체 소유금지 조항도일정부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는 기업 대출이 압도적으로 많은 산은지주가 채권자가 아닌 기업체 주인으로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산은 민영화에는 찬성…정부 '적임자' 판단 무색 홍 내정자는 2008년 한 언론에 기고한 '산은 IB(투자은행) 육성 성공하려면'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산업은행의 민영화는 공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낙후된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은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됐으나 좌절됐으며, 현 정부는 산은 민영화를 사실상 백지화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산은의 투자은행 기능(현 정책금융공사)과 상업은행 기능을 나누는 산은 구조조정 관련 법안을 두고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힘을 실었던 홍 내정자의 견해는 정책금융 체계를 개편하는 현 정부의 방향과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그는 인수위 시절에는 돌발 행동과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지난 1월 "조용히 사무실에 들어가려는데, 아는 기자가 아는 체하려고 하기에 조용히 하라는 뜻에서 '셧업(shut up·입 다물라)'이라고 말한 게 이상하게 기사화돼 기자들이 무섭다"며 언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금융위는 전날 그를 산은지주 회장에 내정한 배경으로 "정부의 정책금융 체계개편과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 지원에 홍 내정자가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내정자의 과거 발언이나 견해로 미뤄볼 때 과연 그가 박 대통령이 공공기관장 자질로 언급한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에 들어맞는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김 의원은 홍 내정자를 두고 "전문성 부족만이 아니라, 박 대통령과 신 위원장이 늘 강조한 '국정철학 공유'조차 의심스럽게 한다"며 "홍 교수 내정은 이명박 정부의 '금융권 4대 천왕'이 반복될 것을 예고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관계자는 홍 내정자의 발언과 관련해 "교수 신분으로서 개인적인 견해를밝힌 차원으로 이해한다"며 "현 정부의 금융정책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파문 확산을 차단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과거 주요 금융정책을 두고 보였던 견해가 도마에 올랐다.
현 정부가 강화하거나 추진하는 '금산 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는 강하게 반대하면서 현 정부가 폐기한 산은 민영화는필요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서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홍 내정자의 금융관(觀)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방침과 사사건건 정면 배치한다는점에서 그의 내정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거대 금융지주를 이끌 수장으로서 전문성도 의심스러워 사실상 '낙하산 인사'가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사외이사 제도개선 비판해놓고 사외이사 취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내정자는 지난해 2월과 3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본회의에 민간위원으로 참석해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심의했다.
당시 그는 "상식 수준에서 이해가 되지 않으며, 이런 규제가 금융 선진화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강화가 경영 건전성 향상으로 바로연결되는지는 의문"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금융회사라고 해서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며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수신 기능이 없으므로 금융회사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배려 없이 획일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도 했다고 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현재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는많은 문제를 드러내 애초의 취지는 퇴색해버렸다"며 "문제의 본질에서 구체적 행위까지 샅샅이 살피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바꾸겠다"고 공언한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이다.
홍 내정자는 금융회사 사외이사 제도 개선에 '어깃장'을 놓고서 5개월 뒤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가 지난 1월 인수위원 겸직 논란으로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민주통합당) 의원은 "홍 내정자가 위원으로 참여한 규개위는 지난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 '동태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부분을 뺐다"고 지적했다.
◇금산분리 겨냥해선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 홍 내정자는 2008년에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이 펴낸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제목의 공동 저서에서 '금산분리 원칙의 재조명'을 주제로 글을 실어 정부 정책과 전혀 다른 취지의 논리를 폈다.
금산 분리를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라고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는 "금산 분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우대하는 불공평한 제도"라면서 "계속금산 분리 원칙을 고집하면 우리 금융산업의 조속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이어 "삼성전자[005930], 현대자동차[005380] 등 우리 산업자본(재벌)이 적당한투자 기회를 찾지 못해 수십조원에 이르는 잉여자금을 쌓아놓은 가운데 금산 분리로인해 상당수 우리나라 은행(스탠다드차타드·한국씨티 등)이 외국인 소유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금산 분리의 긍정 효과로는 "재벌이 계열 금융회사 고객의 자금으로 영향력을확대하는 것은 힘들게 됐다"며 "재벌그룹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스템전체가 붕괴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이마저도 "은행 간 대출경쟁이 심해졌고, 불공정 거래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감소했다"며 금산 분리를 폐지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기우에 불과하다고단정했다.
나아가 "기업투자의 애로를 없애려면 금융지주회사의 산업체 소유금지 조항도일정부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는 기업 대출이 압도적으로 많은 산은지주가 채권자가 아닌 기업체 주인으로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산은 민영화에는 찬성…정부 '적임자' 판단 무색 홍 내정자는 2008년 한 언론에 기고한 '산은 IB(투자은행) 육성 성공하려면'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산업은행의 민영화는 공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낙후된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은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됐으나 좌절됐으며, 현 정부는 산은 민영화를 사실상 백지화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산은의 투자은행 기능(현 정책금융공사)과 상업은행 기능을 나누는 산은 구조조정 관련 법안을 두고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힘을 실었던 홍 내정자의 견해는 정책금융 체계를 개편하는 현 정부의 방향과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그는 인수위 시절에는 돌발 행동과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지난 1월 "조용히 사무실에 들어가려는데, 아는 기자가 아는 체하려고 하기에 조용히 하라는 뜻에서 '셧업(shut up·입 다물라)'이라고 말한 게 이상하게 기사화돼 기자들이 무섭다"며 언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금융위는 전날 그를 산은지주 회장에 내정한 배경으로 "정부의 정책금융 체계개편과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 지원에 홍 내정자가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내정자의 과거 발언이나 견해로 미뤄볼 때 과연 그가 박 대통령이 공공기관장 자질로 언급한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에 들어맞는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김 의원은 홍 내정자를 두고 "전문성 부족만이 아니라, 박 대통령과 신 위원장이 늘 강조한 '국정철학 공유'조차 의심스럽게 한다"며 "홍 교수 내정은 이명박 정부의 '금융권 4대 천왕'이 반복될 것을 예고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관계자는 홍 내정자의 발언과 관련해 "교수 신분으로서 개인적인 견해를밝힌 차원으로 이해한다"며 "현 정부의 금융정책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파문 확산을 차단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