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이 14일 전격사퇴의사를 밝힌 것은 사방에서 밀려오는 사퇴 압박에 더 이상 자리유지가 어렵다고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내년 3월까지가 임기지만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경쟁력 상실 및 기강해이 등 조직 운영문제, 3차례 민영화 실패 등을 이유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이때문에 이 회장으로서는 회장이란 자리가 `바늘방석'이었다. 전임 정부에서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 직접적이고 강한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이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올해 7월 임기가 끝나는 어윤대 KB금융 회장을 제외하고는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권 `4대천왕'으로 불려온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모두 금융권의 '전면'에서 뒤로 물러나게 됐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이로써 Ɖ전4기'에 도전하는 민영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팔성 회장, 전방위 압박에 "사임하겠다…조기 민영화 원한다" 이 회장은 금융권의 대표적 `MB(이명박 전 대통령)계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꼽힌다.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하던 2005년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발탁됐다. 이후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의 특보로활동했으며 2008년 이명박정부가 출범한 뒤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임 정부'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른 금융권 MB계인사들과 함께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배수의 진'을 치고 버티어왔다.
이 회장이 회장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외부의 압박은 더 거세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장직에 내정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정치권줄대기와 인사청탁 행태, 조직기강 해이 등 우리금융의 고질적인 병폐를 꼬집으며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인 `이팔성 책임론'을 사실상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2만6천여명의 직원들에게 편지를 써서 `인사를 앞두고 정치권에 줄을 대거나 인사청탁을 하면 개인 신상을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중히 경고하는 등 조직기장을 바로잡고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내부에선 자신의 책임을 조직과 부하 임직원들에게 떠넘기며 자리유지에 연연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신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의 거취에 대해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며 용퇴를 거듭 촉구했다. 신 위원장은 또 우리금융 후임 회장에 대해 "정부의 민영화 방침과 철학을 같이할 수 있는 분이 맡는 게 좋다"고도 밝혔다.
이는 이 회장에게 스스로 명예롭게 거취를 결정하라는 통첩성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회장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보이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쪽에선 더 직접적인 압박 카드를 만지작거리기에 이르렀다. 바로 감사원의 `감사 카드'였다.
감사원은 앞서 작년 연말부터 지난 달까지 12조8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의 공적자금 운영실태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우리금융조직 운영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짓고, 이달 하순께 이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감사원 주변에서는 "감사결과가 발표되면 이 회장에게 적잖은 타격이 미칠 것"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이처럼 전방위 압박이 밀려오자 이 회장은 결국 고심끝에 휴일인 이날 사의를표했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신제윤 위원장이 임명되고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회장도) 생각이 많으셨던 것으로 안다"며 "휴일에 고심해보다 '때'가 됐다고 결심하신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가속도' 붙을 듯 박근혜 대통령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을 고려하면 이 회장이 물러난 것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우리금융에 지원된 공적자금은 원금 12조8천억원과 공적자금 재원 마련을 위한예보채의 이자 5조원가량을 합쳐 18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증시 상장, 지분 일부매각(블록세일) 등을 통해 2010년 상반기까지 5조7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는 56.97%의 정부 지분 중 절반이상을 매각한다는 방침 아래 본격적인 '주인 찾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정부는 2010년 매각에서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2파전을기대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외환은행[004940] 인수를 선언하고 우리금융 컨소시엄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2011년에는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메가뱅크' 논의가 급부상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며 반대했고, 금융감독당국이 산은의 인수전 참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두 번째 매각 절차도 결국유효경쟁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3차 매각 시도 때는 KB금융지주와의 합병에 기대를 걸었지만 KB금융이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또 한 차례 쓴맛을 봤다.
박근혜정부는 4번째 민영화 시도는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오는 6월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민주 방식을 통한 매각 방안은 일단 제외해 놓고 총괄매각이든, 분할매각이든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3차례나 실패한 선례가 있는데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아 민영화가 최종 성사되기까지는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bingsoo@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이 회장은 내년 3월까지가 임기지만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경쟁력 상실 및 기강해이 등 조직 운영문제, 3차례 민영화 실패 등을 이유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이때문에 이 회장으로서는 회장이란 자리가 `바늘방석'이었다. 전임 정부에서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 직접적이고 강한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이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올해 7월 임기가 끝나는 어윤대 KB금융 회장을 제외하고는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권 `4대천왕'으로 불려온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모두 금융권의 '전면'에서 뒤로 물러나게 됐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이로써 Ɖ전4기'에 도전하는 민영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팔성 회장, 전방위 압박에 "사임하겠다…조기 민영화 원한다" 이 회장은 금융권의 대표적 `MB(이명박 전 대통령)계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꼽힌다.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하던 2005년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발탁됐다. 이후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의 특보로활동했으며 2008년 이명박정부가 출범한 뒤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임 정부'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른 금융권 MB계인사들과 함께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배수의 진'을 치고 버티어왔다.
이 회장이 회장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외부의 압박은 더 거세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장직에 내정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정치화됐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정치권줄대기와 인사청탁 행태, 조직기강 해이 등 우리금융의 고질적인 병폐를 꼬집으며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인 `이팔성 책임론'을 사실상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2만6천여명의 직원들에게 편지를 써서 `인사를 앞두고 정치권에 줄을 대거나 인사청탁을 하면 개인 신상을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중히 경고하는 등 조직기장을 바로잡고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내부에선 자신의 책임을 조직과 부하 임직원들에게 떠넘기며 자리유지에 연연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신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의 거취에 대해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며 용퇴를 거듭 촉구했다. 신 위원장은 또 우리금융 후임 회장에 대해 "정부의 민영화 방침과 철학을 같이할 수 있는 분이 맡는 게 좋다"고도 밝혔다.
이는 이 회장에게 스스로 명예롭게 거취를 결정하라는 통첩성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회장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보이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쪽에선 더 직접적인 압박 카드를 만지작거리기에 이르렀다. 바로 감사원의 `감사 카드'였다.
감사원은 앞서 작년 연말부터 지난 달까지 12조8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의 공적자금 운영실태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우리금융조직 운영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짓고, 이달 하순께 이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감사원 주변에서는 "감사결과가 발표되면 이 회장에게 적잖은 타격이 미칠 것"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이처럼 전방위 압박이 밀려오자 이 회장은 결국 고심끝에 휴일인 이날 사의를표했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신제윤 위원장이 임명되고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회장도) 생각이 많으셨던 것으로 안다"며 "휴일에 고심해보다 '때'가 됐다고 결심하신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가속도' 붙을 듯 박근혜 대통령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을 고려하면 이 회장이 물러난 것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우리금융에 지원된 공적자금은 원금 12조8천억원과 공적자금 재원 마련을 위한예보채의 이자 5조원가량을 합쳐 18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증시 상장, 지분 일부매각(블록세일) 등을 통해 2010년 상반기까지 5조7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는 56.97%의 정부 지분 중 절반이상을 매각한다는 방침 아래 본격적인 '주인 찾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정부는 2010년 매각에서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2파전을기대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외환은행[004940] 인수를 선언하고 우리금융 컨소시엄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2011년에는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메가뱅크' 논의가 급부상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며 반대했고, 금융감독당국이 산은의 인수전 참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두 번째 매각 절차도 결국유효경쟁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3차 매각 시도 때는 KB금융지주와의 합병에 기대를 걸었지만 KB금융이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또 한 차례 쓴맛을 봤다.
박근혜정부는 4번째 민영화 시도는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오는 6월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민주 방식을 통한 매각 방안은 일단 제외해 놓고 총괄매각이든, 분할매각이든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3차례나 실패한 선례가 있는데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아 민영화가 최종 성사되기까지는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bingsoo@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