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비우량 중소기업 '대출 양극화' 갈수록 심화"은행들 우량 기업 유치 경쟁에 대다수 중기는 돈줄 말라"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지만, 보증이나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오히려 신용등급이 높은 중소기업에 돈을 대주려고 은행들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정작 돈줄이 마른 중소기업은 지원에서 배제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맞춰 대출을 늘린다지만, 새로운'먹을거리'를 찾으려 한 결과라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은행들 우량 中企 '쟁탈전'…비우량 中企 "서럽다" 경기도 포천시에서 가구 공장을 하는 황모(59)씨는 최근 주거래 은행에 1억원을빌리러 갔지만 '추가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난감해하는 황씨에게 은행 지점장은 "담보나 보증이 없으면 신용등급이라도 좋아야 하는데…"라고 짐짓 '위로'를 건넸다.
그는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다고 하지만 우량 기업만 혜택을 보는 것 같다"면서 "이미 공장을 담보로 대출했는데 추가 담보를 내놓으라니…"라며 한숨을 쉬었다.
은행들은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로 12조2천억원을 풀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액이 25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예년 수준의 절반을 채운 셈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려고 은행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고객'으로 모시려는 대상이 주로 신용등급이 좋거나 담보·보증을 갖춘 '우량 물건'이라는 점이다.
지난 5년 반 동안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의 77%를 차지한 기업은행[024110]에서 이런 문제점은 단적으로 드러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63%를 우량 등급에 해당하는 'AAA+'에서 'BBB' 사이의 기업에 집중했다.
우량 등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은 2008년 53%, 2010년 54%, 2011년 60%등 갈수록 커졌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량 기업을 골라 대출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지원이 절실한 비(非)우량 중소기업은 돈 가뭄이 더 심해지고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8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만나 "은행권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중소기업의 77%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우량 중소기업에만 자금을 몰아주고 열악한 중소기업은 외면할 게아니라 자금 지원이 절실한 유망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은행들 "알다시피 은행이 자선 사업가는 아니지 않습니까. '돈벌이'가 될 것 같으니 너도나도 뛰어드는 거죠." 한 시중은행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25일 은행들이 최근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에 은행들의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정부 정책에 따른다는명분을 내세워 '이자 따먹기'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은행들이 수익성을 유지하려고중소기업 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대출 가산금리는 2009년 2.39%에서 지난해 1분기 1.47%로 크게 낮아졌지만, 중소기업 대출 가산금리는 이 기간 2.34%에서 2.02%로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은행들은 그러면서도 신용등급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해선 거의 이익이 남지 않는 '노마진 금리'까지 제시해가며 쟁탈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은행 간 경쟁으로 회사채 발행 금리보다 은행 대출금리가 더 싸지면서우량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을 선택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량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늘릴수록 비우량 기업들의 대출기회는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담보대출이나 보증부대출 위주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나 기술력으로 승부를 거는 기업은 여전히 은행 대출이 '하늘의 별 따기'다.
중앙부처 장관들이 앞다퉈 '창조경제'를 외치지만, 정작 현장에선 장래가 유망한 중소기업이라도 신용등급이 낮으면 돈 빌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담보능력이 떨어지고 보증받기도 쉽지 않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벤처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은 담보 능력에 한계가 있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금융권이 투자 쪽에 자금을 더 배정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zheng@yna.co.kr rainmaker@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지만, 보증이나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오히려 신용등급이 높은 중소기업에 돈을 대주려고 은행들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정작 돈줄이 마른 중소기업은 지원에서 배제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맞춰 대출을 늘린다지만, 새로운'먹을거리'를 찾으려 한 결과라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은행들 우량 中企 '쟁탈전'…비우량 中企 "서럽다" 경기도 포천시에서 가구 공장을 하는 황모(59)씨는 최근 주거래 은행에 1억원을빌리러 갔지만 '추가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난감해하는 황씨에게 은행 지점장은 "담보나 보증이 없으면 신용등급이라도 좋아야 하는데…"라고 짐짓 '위로'를 건넸다.
그는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다고 하지만 우량 기업만 혜택을 보는 것 같다"면서 "이미 공장을 담보로 대출했는데 추가 담보를 내놓으라니…"라며 한숨을 쉬었다.
은행들은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로 12조2천억원을 풀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액이 25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예년 수준의 절반을 채운 셈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려고 은행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고객'으로 모시려는 대상이 주로 신용등급이 좋거나 담보·보증을 갖춘 '우량 물건'이라는 점이다.
지난 5년 반 동안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의 77%를 차지한 기업은행[024110]에서 이런 문제점은 단적으로 드러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63%를 우량 등급에 해당하는 'AAA+'에서 'BBB' 사이의 기업에 집중했다.
우량 등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은 2008년 53%, 2010년 54%, 2011년 60%등 갈수록 커졌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량 기업을 골라 대출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지원이 절실한 비(非)우량 중소기업은 돈 가뭄이 더 심해지고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8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만나 "은행권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중소기업의 77%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우량 중소기업에만 자금을 몰아주고 열악한 중소기업은 외면할 게아니라 자금 지원이 절실한 유망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은행들 "알다시피 은행이 자선 사업가는 아니지 않습니까. '돈벌이'가 될 것 같으니 너도나도 뛰어드는 거죠." 한 시중은행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25일 은행들이 최근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에 은행들의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정부 정책에 따른다는명분을 내세워 '이자 따먹기'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은행들이 수익성을 유지하려고중소기업 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대출 가산금리는 2009년 2.39%에서 지난해 1분기 1.47%로 크게 낮아졌지만, 중소기업 대출 가산금리는 이 기간 2.34%에서 2.02%로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은행들은 그러면서도 신용등급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해선 거의 이익이 남지 않는 '노마진 금리'까지 제시해가며 쟁탈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은행 간 경쟁으로 회사채 발행 금리보다 은행 대출금리가 더 싸지면서우량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을 선택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량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늘릴수록 비우량 기업들의 대출기회는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담보대출이나 보증부대출 위주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나 기술력으로 승부를 거는 기업은 여전히 은행 대출이 '하늘의 별 따기'다.
중앙부처 장관들이 앞다퉈 '창조경제'를 외치지만, 정작 현장에선 장래가 유망한 중소기업이라도 신용등급이 낮으면 돈 빌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담보능력이 떨어지고 보증받기도 쉽지 않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벤처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은 담보 능력에 한계가 있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금융권이 투자 쪽에 자금을 더 배정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zheng@yna.co.kr rainmaker@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