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놓고 정부·한은 '동상이몽'>

입력 2013-04-25 08:21  

한은 "금리인하 압박했지만 성장률 오히려 개선"정부 "경기 살아난다는 신호 아니다" 반박

정부는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전기대비 0.5% 안팎으로 성장한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제 수치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경기악화를 들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한은에도 기준금리인하를 요구했던 정부로서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여전히 한은에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눈치지만 명분이 약해졌다.

지난 11일 0.8%라는 전망치를 내놓고 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의기양양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개선이 안 되면) 한은의 판단에 책임이 없다고 말하진않겠다"고까지 했다.

◇ 시장은 0.4%까지 비관했으나…성장률 급개선 올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9%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건설·설비투자·수출의 선전 덕분으로 풀이된다.

1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2.5%를 기록했다. 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반전했다. 증가 폭도 2009년 1분기(4.9%) 이후 가장 크다. 3.0% 확대한 설비투자도 3분 기만에 감소세를 멈췄다. 한은은 "기계류·운송장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출 역시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3.2%가 늘었다. 이는 이 역시 작년 1분기실적(3.9%)에 이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1분기 0.3%가 줄었다. 5분기만의 후퇴다.

시장에선 1분기 성장률이 0.8%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일부 증권사는 0.

4% 수준까지도 내다봤다. 실제로 1~2월 수출·생산·투자 모두 전년 동기와 견줘 부진했다. 1분기 정부 예산집행률도 28.2%로 목표(30.0%)에 미달했다.

그러나 김중수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1분기성장률이 전기대비 0.8%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수치는 24일오히려 0.1%포인트 높은 수치로 공개됐다.

"성장경로에 상·하방위험이 중립적"이라 밝히며 정부와 경기인식 차를 드러냈던 한은으로선 체면을 세웠다. 한은 관계자는 "0.8%란 전망치는 불과 2주 전에 나온것"이라며 "한은이 보름 앞도 못 내다보는 전망력을 가졌겠느냐"고 말했다.

◇ 기재부 "경기 살아난다는 신호 절대 아니다" 이날 수치가 경기 개선을 의미한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지난해 3, 4분기 경제가거의 성장을 못 해 올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는 착시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도 경기 회복 신호가 아니라고 반박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0.9% 나온다고 해도 이게 절대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호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3~4분기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각각 0.0%, 0.3%에 불과해 반등해봤자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1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작년4분기와 같은 1.5%로 만에 2009년 3분기(1.0%) 이후 최악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예산정책처는 전날 내놓은 2013년 수정경제전망에서 "1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이 지난 2개 분기보다 높아지겠지만 주로 건설투자 호조에 따른 것"이라며 "수출,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여전히 부진한 상태로자생적 회복이라 간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0.9%가 나왔어도 8분기 연속 0%대의 성장률"이라며 "정부가 강조하는 것은 저성장 흐름 자체를 끊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선하나의 정책보다는 (기준금리 조정과의)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0%대 성장이라 해서 매우 낮은 것으로 국민에게 혼선을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통화정책이 훨씬 더 완화적으로 움직여왔다"며 "정책조화는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상당기간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라고 말해 금리를내릴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는 하반기 지출감소로 성장률 하락을 우려하는 만큼 금리 인하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한은 중 누구의 판단이 맞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clap@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