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경기침체, 경제민주화 겹쳐 '핵심이익' 타격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1분기 '어닝쇼크(실적이 전망치보다 훨씬 나쁜 경우)'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에서 지난해 '반짝효과'를 냈던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측면이 크지만,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겹치면서 금융지주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 영업에타격을 입은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는 26일 실적 공시에서 1분기 순이익이 32.0%와 78.2%씩 줄었다고 밝혔다.
이들 두 금융지주는 증권사들이 점쳤던 것보다 이익 감소율이 더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24.2%,하나금융은 72.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이 예상보다더 나쁜 것이다.
KB금융은 포스코[005490]와 현대상선[011200] 등에 투자한 지분이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분기 외환은행[004940] 인수로 발생했던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는 바람에 순이익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수한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금융지주들의 순이익 감소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순이자마진(NIM)의 전반적인 하향 추세다. 여·수신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NIM은 국내 금융지주의 핵심 지표다.
KB금융의 NIM은 2.73%로 2011년 4분기의 3.10% 이후 5개 분기 연속 추락했다.
하나금융의 NIM도 1.99%로 지난해 2분기 2.20%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해 2% 밑으로 주저앉았다.
NIM의 하락은 저금리 기조 탓이다. 여·수신의 만기가 일치하지 않는 은행 영업의 특성상 금리가 낮아질수록 NIM도 줄어들고,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과거 판매한 정기 예·적금은 금리가 만기까지 고정적이지만 대출은 시중 금리의 하락을 반영함에 따라 계속 낮아져 예대마진이 계속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 바람도 금융지주의 순이익 감소에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이익과 더불어 금융지주의 '핵심이익'으로 꼽히는 수수료이익이 대폭줄어든 것이다.
KB금융의 수수료이익은 펀드·방카슈랑스 수수료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인하돼 지난해 1분기보다 6.0% 줄었다. 하나금융도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쳐지난해 4분기보다 250억원 줄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어닝쇼크'는 다음 주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예대마진 축소, 기업 부실, 경제민주화 등은 금융권 전반에 고루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우리금융[053000]은 41.4%, 신한금융은 33.1%씩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은행권 실적이 앞으로 개선되기는커녕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 2월 기준으로 2.65%포인트지만 신규 기준으로는 1.97% 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앞으로 예대금리차가 더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금융지주사의 리스크 담당 임원은 "신규 예대마진이 2% 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해칠 `마지노선'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사실 지금 수준에서는 대출금리를 다소 올릴 필요가 있지만,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 분위기가 이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1분기 '어닝쇼크(실적이 전망치보다 훨씬 나쁜 경우)'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에서 지난해 '반짝효과'를 냈던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측면이 크지만,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겹치면서 금융지주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 영업에타격을 입은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는 26일 실적 공시에서 1분기 순이익이 32.0%와 78.2%씩 줄었다고 밝혔다.
이들 두 금융지주는 증권사들이 점쳤던 것보다 이익 감소율이 더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24.2%,하나금융은 72.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이 예상보다더 나쁜 것이다.
KB금융은 포스코[005490]와 현대상선[011200] 등에 투자한 지분이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분기 외환은행[004940] 인수로 발생했던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는 바람에 순이익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수한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금융지주들의 순이익 감소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순이자마진(NIM)의 전반적인 하향 추세다. 여·수신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NIM은 국내 금융지주의 핵심 지표다.
KB금융의 NIM은 2.73%로 2011년 4분기의 3.10% 이후 5개 분기 연속 추락했다.
하나금융의 NIM도 1.99%로 지난해 2분기 2.20%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해 2% 밑으로 주저앉았다.
NIM의 하락은 저금리 기조 탓이다. 여·수신의 만기가 일치하지 않는 은행 영업의 특성상 금리가 낮아질수록 NIM도 줄어들고,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과거 판매한 정기 예·적금은 금리가 만기까지 고정적이지만 대출은 시중 금리의 하락을 반영함에 따라 계속 낮아져 예대마진이 계속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 바람도 금융지주의 순이익 감소에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이익과 더불어 금융지주의 '핵심이익'으로 꼽히는 수수료이익이 대폭줄어든 것이다.
KB금융의 수수료이익은 펀드·방카슈랑스 수수료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인하돼 지난해 1분기보다 6.0% 줄었다. 하나금융도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쳐지난해 4분기보다 250억원 줄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어닝쇼크'는 다음 주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예대마진 축소, 기업 부실, 경제민주화 등은 금융권 전반에 고루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우리금융[053000]은 41.4%, 신한금융은 33.1%씩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은행권 실적이 앞으로 개선되기는커녕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 2월 기준으로 2.65%포인트지만 신규 기준으로는 1.97% 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앞으로 예대금리차가 더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금융지주사의 리스크 담당 임원은 "신규 예대마진이 2% 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해칠 `마지노선'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사실 지금 수준에서는 대출금리를 다소 올릴 필요가 있지만,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 분위기가 이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