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김총재 리더십 코멘트, 일반의 금리인하 평가부분 추가>>
9일 기준금리 인하의 파장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부터 먼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을 더는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랬다 저랬다하는 한은의 의사결정이 마치 양치기 소년 같다는 것이다.
여기에 10일 한은 실무진이 '금리인하 논리가 납득이 어렵다'며 사내게시판에공개적으로 김중수 총재를 반박했다. 이를 응원하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리는 등 한은 내부에서의 리더십 역시 흔들리는 모양새다.
◇ 금통위 내부에선 '식물총재'되나 이달 금리결정은 한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통위와 이를 지원하는 한은 조직 모두에 대한 김 총재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부터 일각에선 '금통위원들의 반란' 가능성을 점쳤다. 4월 금리를 동결하며 인하와 동결 의견이 3대 4로 팽팽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결의견을 내놨던 김중수 총재, 박원식 부총재(당연직), 문우식(한은 총재 추천), 임승태(은행연합회장 추천) 위원 중 임승태 위원이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는 추측이 많았다. 그러나 9일 기준금리 선택은 인하가 6명, 동결이 1명이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김 총재가 '어쩔 수 없이' 인하를 선택했다는 예상이 주를이뤘다. 지난달 동결을 내놨던 위원 중 한 명이 인하로 돌아섰기 때문에 질 것이 뻔한 싸움에 김 총재가 일찌감치 백기 투항했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총재가 (다수 의견에) 동의를 안할수 있지만 전 세계에 그런 경우는 선진국에서 한두 번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시나리오가 맞는다면 그간 정치권과 정부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던 김 총재는 정작 내부 금통위원의 반란에 소신을 꺾은 셈이다. 금통위에서 그가 '식물총재'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결정이 어찌 됐든 임기가 1년 남은 김 총재가 교체되면 완전히 다른 한은이 된다"며 "그 이후까지 남는 금통위원들로선 크게 부담스러울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경제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총재를 한은 집행부가 강하게 뒷받침하는이상 총재의 논리가 뒤집히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한은 밑바닥 민심 등 돌리나 김 총재의 이러한 모습에 한은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하다. 작심발언도 나왔다.
10일 한 차장급 실무자는 한은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김 총재의 금리인하 논리를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김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정부 추가경정예산과 유럽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를 든 것을 두고 "추경 편성이 어느 날 갑자기 이뤄졌느냐", "금리를 인하한 국가들은 기축통화 보유국 아니냐"며 총재의 기존 논리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이달 결정이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책협조 효과까지 약화하는 선택이었다며그간 금리동결을 재차 시사한 총재가 한은 독립성 등을 들어 금통위원들을 설득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폐쇄적인 한은의 조직문화에선 자신의 이름을 노출하며 상급자에 대한 비판을공개적으로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김 총재가 한은 조직에 대한 리더십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정치권·정부의 거센 인하 압박에도 금리를 동결했을 때에는 김 총재를 옹호하는 글이 내부 게시판에 올라왔다. 그러나 총재에 대한 밑바닥 인심은 다시한 달 만에 부글부글 끓는 것처럼 보인다.
한은 측에서는 한은 직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이 글에는 이날 오전 댓글이 40여 개 달렸는데 절반가량이 '소신을 지지한다', '실명을 밝힌 용기를 응원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다만, 이것이 폐쇄적인 한은의 문화가 바뀌는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한은의 한관계자는 "내부 직원들 간의 통화정책에 대한 건전한 토론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일반에선 "금리인하, 을의 반격 무섭지 않나"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달 금리결정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한국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은 "경기가 생각만큼 회복이 빠르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여건 역시 부진하다"며 "추경과 맞물려 금리를 인하한 조치는 적절했다"고말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한은 홈페이지 토론광장에 올라온 '금리인하, 또 다른 재앙의 씨앗'이란 글에서한 누리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하"라며 "금리인하가 투자·소비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계는 빚에 허덕이고 예금자들은 쥐꼬리만 한 이자를 받게 돼 결국 소비에 나설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을의 반격이 요즘 화두"라며 "수년간 빚진 자만 우대하는 정책에 꾹 참아왔던 성실한 국민의 불만이 폭발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누리꾼은 '기준금리 대폭 인하에 따른 예금인출 사태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란 게시물에서 "금리 결정에 예금 고객들의 민심을 한 번쯤 수렴했는지 의심이간다"며 "금통위원들이 무엇을 보고 기준금리를 인하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늦은 것은 사실입니다'란 글에선 "금리 정책의 실기로 투자부진과 체감 실물경기의 심각함은 모두 국민의 고통으로 남아버렸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금리인하, 감사합니다'란 글을 올린 누리꾼은 "안보·경제적 대내외 여건으로 우울해하던 서민들이 감사하며 기뻐할 수 있는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고 한은의 결정을 환영했다.
'금리인하 폭이 너무 적습니다'란 게시물에선 "기준금리를 아직도 2% 넘게 유지한다는 것은 현 실정에 부합하지 않은 금리정책"이라며 "서민들이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상태를 벗어날 수 있도록 기준금리를 대폭 낮춰달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9일 기준금리 인하의 파장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부터 먼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을 더는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랬다 저랬다하는 한은의 의사결정이 마치 양치기 소년 같다는 것이다.
여기에 10일 한은 실무진이 '금리인하 논리가 납득이 어렵다'며 사내게시판에공개적으로 김중수 총재를 반박했다. 이를 응원하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리는 등 한은 내부에서의 리더십 역시 흔들리는 모양새다.
◇ 금통위 내부에선 '식물총재'되나 이달 금리결정은 한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통위와 이를 지원하는 한은 조직 모두에 대한 김 총재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부터 일각에선 '금통위원들의 반란' 가능성을 점쳤다. 4월 금리를 동결하며 인하와 동결 의견이 3대 4로 팽팽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결의견을 내놨던 김중수 총재, 박원식 부총재(당연직), 문우식(한은 총재 추천), 임승태(은행연합회장 추천) 위원 중 임승태 위원이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는 추측이 많았다. 그러나 9일 기준금리 선택은 인하가 6명, 동결이 1명이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김 총재가 '어쩔 수 없이' 인하를 선택했다는 예상이 주를이뤘다. 지난달 동결을 내놨던 위원 중 한 명이 인하로 돌아섰기 때문에 질 것이 뻔한 싸움에 김 총재가 일찌감치 백기 투항했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총재가 (다수 의견에) 동의를 안할수 있지만 전 세계에 그런 경우는 선진국에서 한두 번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시나리오가 맞는다면 그간 정치권과 정부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던 김 총재는 정작 내부 금통위원의 반란에 소신을 꺾은 셈이다. 금통위에서 그가 '식물총재'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결정이 어찌 됐든 임기가 1년 남은 김 총재가 교체되면 완전히 다른 한은이 된다"며 "그 이후까지 남는 금통위원들로선 크게 부담스러울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경제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총재를 한은 집행부가 강하게 뒷받침하는이상 총재의 논리가 뒤집히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한은 밑바닥 민심 등 돌리나 김 총재의 이러한 모습에 한은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하다. 작심발언도 나왔다.
10일 한 차장급 실무자는 한은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김 총재의 금리인하 논리를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김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정부 추가경정예산과 유럽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를 든 것을 두고 "추경 편성이 어느 날 갑자기 이뤄졌느냐", "금리를 인하한 국가들은 기축통화 보유국 아니냐"며 총재의 기존 논리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이달 결정이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책협조 효과까지 약화하는 선택이었다며그간 금리동결을 재차 시사한 총재가 한은 독립성 등을 들어 금통위원들을 설득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폐쇄적인 한은의 조직문화에선 자신의 이름을 노출하며 상급자에 대한 비판을공개적으로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김 총재가 한은 조직에 대한 리더십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정치권·정부의 거센 인하 압박에도 금리를 동결했을 때에는 김 총재를 옹호하는 글이 내부 게시판에 올라왔다. 그러나 총재에 대한 밑바닥 인심은 다시한 달 만에 부글부글 끓는 것처럼 보인다.
한은 측에서는 한은 직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이 글에는 이날 오전 댓글이 40여 개 달렸는데 절반가량이 '소신을 지지한다', '실명을 밝힌 용기를 응원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다만, 이것이 폐쇄적인 한은의 문화가 바뀌는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한은의 한관계자는 "내부 직원들 간의 통화정책에 대한 건전한 토론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일반에선 "금리인하, 을의 반격 무섭지 않나"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달 금리결정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한국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은 "경기가 생각만큼 회복이 빠르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여건 역시 부진하다"며 "추경과 맞물려 금리를 인하한 조치는 적절했다"고말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한은 홈페이지 토론광장에 올라온 '금리인하, 또 다른 재앙의 씨앗'이란 글에서한 누리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하"라며 "금리인하가 투자·소비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계는 빚에 허덕이고 예금자들은 쥐꼬리만 한 이자를 받게 돼 결국 소비에 나설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을의 반격이 요즘 화두"라며 "수년간 빚진 자만 우대하는 정책에 꾹 참아왔던 성실한 국민의 불만이 폭발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누리꾼은 '기준금리 대폭 인하에 따른 예금인출 사태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란 게시물에서 "금리 결정에 예금 고객들의 민심을 한 번쯤 수렴했는지 의심이간다"며 "금통위원들이 무엇을 보고 기준금리를 인하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늦은 것은 사실입니다'란 글에선 "금리 정책의 실기로 투자부진과 체감 실물경기의 심각함은 모두 국민의 고통으로 남아버렸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금리인하, 감사합니다'란 글을 올린 누리꾼은 "안보·경제적 대내외 여건으로 우울해하던 서민들이 감사하며 기뻐할 수 있는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고 한은의 결정을 환영했다.
'금리인하 폭이 너무 적습니다'란 게시물에선 "기준금리를 아직도 2% 넘게 유지한다는 것은 현 실정에 부합하지 않은 금리정책"이라며 "서민들이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상태를 벗어날 수 있도록 기준금리를 대폭 낮춰달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