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극심한 '롤러코스터'…외환시장 혼돈상태>

입력 2013-05-13 16:02  

달러당 장중 102엔 돌파, 美 '출구전략' 우려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환율움직임에 국내 외환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여러 굵직한 요인이 최근 동시다발로 터져 나와 도무지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올해 들어 북한 리스크 등으로 상승 움직임을 보인 원·달러 환율은 느닷없이원화가치 강세를 걱정할 정도로 하락하더니 이제는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달러당 전 거래일보다 5.6원 오른 1,111.7원에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장중 달러당 10원 넘게 치솟았다. 지난 10일에 이어 이틀 새 25원 넘게 오른 것이다.

시장을 가장 긴장시키는 이슈는 미국의 출구전략 가능성이다. 출구전략이란 거시경제의 기조가 양적완화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의 출구전략 가능성을 보도함에 따라 국채금리가 오르고 신흥국으로 흘러들어 갔던 자금들이 대거 이탈, 미국으로 '유턴'할 움직임을보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원화를 팔아치우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수요가 급증해 원·달러환율이 상승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연일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신호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환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에 대한 수요 증가는 엔화 약세로 이어져 '엔저(円低·엔화가치 하락) 현상'을 더욱 가속했다. 지난 주말 선진 7개국(G7) 회의에서 다시금 엔저가 용인됐다는 해석이 기름을 부어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달러당 102엔을 돌파했다.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이런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와 엔저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원화 대신 달러화에 투자하려는 심리가확산하고, 우리나라 수출업체의 부진을 예상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그러나 가파른 환율 상승이 신인도 하락이나 자금 유출로 이어지면 오히려 '독(毒)'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일본에서 저금리로 돈을 조달해 투자하는 '엔캐리(Yen Carry) 거래'가늘어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우리나라에 좋지만은 않은 신호다. 엔캐리 자금이 대규모 유출돼 금융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일본 자금의 국외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자 헤지펀드들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엔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며 "엔캐리거래가 늘어날 조짐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시장에 다소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정부로서도 당장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자칫 '환율 조작국'이라는오명을 뒤집어쓸 위험도 있다.

정대선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재로선 딱히 대책이라고 예상할 만한게 없다"며 "선진국 양적완화에 따른 신흥국의 피해를 방지하는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국제적 공감대를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고 말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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