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국내유입 여건 조성…당국 모니터링 강화

입력 2013-05-14 06:02  

현재까지 엔캐리 유입 미미…최악 상황 대비

금융 당국이 엔 캐리 자금(상대적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엔화 자금)의 국내 유입 여건이 조성됐다는 판단 아래 모니터링강화에 나섰다.

현재까지 엔 캐리 자금의 국내 유입은 미미하지만, 엔저 추세가 심화하고 있어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돌파하는등 엔저가 심해지자 내부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현재 엔저 현상이 국내 금융 시장에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단기 금리차가 크게 확대되지 않고 있으나 엔저 및 불확실성축소 등으로 엔 케리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금융 당국의 분석이다.

엔 캐리 확대를 위한 3가지 요건인 일본의 상대적 저금리, 엔저 지속 기대, 글로벌 불확실성 감소 및 안전자산 선호 완화가 최근 들어 모두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엔저 및 불안정성 완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경기 회복 등에 따른 금리차 확대로 엔 캐리가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재무성 등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 2~3월에 한국 시장에서 282억엔(3천82억원) 어치의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는 등 엔 캐리 거래가 시동을 거는 모습을보이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로 엔 캐리 자금 유입 움직임은 미미한 상황이며 투자 수익률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엔 캐리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경우 자산 거품 형성, 은행 대출 증가 및 기업 부채비율 상승 등의 가능성을 자세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위원회와 보조를 맞춰 엔화 약세에 따른 감독 강화에 나선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엔화 약세 기조에 대비해 기업 및 금융권 부실 증가 가능성 및 자본 유출입 변동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중소기업금융 지원 등 취약 부분에 대한 점검과 선제적 대비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엔화 표시 부채의 상환 부담 완화에 따른 기업의 수지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금융기관의 경우 외국환은행의 엔화 표시 순부채 규모가 크지 않아 엔저에 따른수지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기업의 엔화 대출은 지난 2007년8월 외화대출 용도제한 조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엔저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엔저가 국내 금융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으나 엔저가 장기화하면 실물 부문 실적 부진에 따른 대출 연체율 상승 등 간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실물 경제는 엔저 가속화에도 대기업의 경우 버틸 수 있으나 중소기업의경쟁력은 급격히 나빠질 것으로 우려됐다.

지난달 수출은 미국과 일본 시장 및 대일 경쟁 품목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보이는 등 엔저의 부정적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주력 수출 품목의 비가격 경쟁력이 생겼고 한일 양국의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력은 이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다만 엔저 지속 시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의 해외 생산 비중은 각각 85%와 52%로 환율10% 하락 시 매출은 4조원과 2조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엔저가 일본 경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최근 아베노믹스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긍정적인 기대 심리 등으로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으나 일본 정부의 통화 완화 및 엔저를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 정책의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금융 당국은 지적했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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