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격 사퇴 의사를밝힌 15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금융 계열사 경영을 놓고 사사건건 간섭과 갈등이 있었다"고 사퇴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원병 중앙회장이 사퇴를 요구했느냐는질문에 "프로들끼리는 이심전심으로 '척'하면 알아듣는다"며 간접적·암묵적인 압박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농협은 약간 사회주의적인 문화가 있다"며 "이런 문화에 외부 사람은 좀처럼 동화하기 어려워 1년간 힘들고 지쳤다"고도 했다.
다음은 신 회장과의 일문일답.
--실제 사퇴 배경이 뭔가.
▲피곤하고 힘들었다.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할 때 1년간 해 보고 더 할지 말지생각해 보기로 약속했다. 이제 거의 1년이 돼 여러 의견을 수렴해보니 내가 회장으로 있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게 됐다.
--어떤 점이 피곤하고 힘들었나.
▲회장으로 왔을 때 생각했던 것과 실제 농협금융의 현실은 많이 다르더라. 금융 부문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곳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영 그게 아니더라. 지난 1년간 경영을 한다고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참 많았다.
--마음고생을 한 이유는.
▲농협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을, 농협중앙회는 농협법의 규제를 받는다. 그러다보니 사사건건 최 회장과 충돌이 빚어졌다. 금융지주회사법에는 금융지주 회장의 권한과 한계가 명시돼 있다. 자회사를 관리하고 그룹의 경영 전략을 세우는 것 등이다. 그런데 농협법에는 중앙회가 자회사와 손자회사까지 지도·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있게 돼 있다. 그래서 '지도·감독'의 범위를 놓고 충돌이 일어났다. 저쪽(최 회장)에선 법에 따라 지주사는 물론 은행과 보험사까지 지도·감독한다고 하는데, 나로선경영간섭에 준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음고생이 컸다. 경영전략 수립, 인사, 예산, 조직 등에서 모두 부딪혔다.
--최 회장과 스타일이 잘 맞지 않은 게 아닌가.
▲그 사람(최 회장)은 투표로 선출돼 거의 정치인이다. 나는 정치인이 대주주로있는 자회사의 대표다. 그 사람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다만, 농림부 시각에서 금융을 다루려 하니 콘플릭트(conflict·갈등)가 발생했다. 부딪히긴 했지만, 누구를 탓할 생각은 없다. '퍼스낼리티(개인 성격)' 문제라기보단 법과 제도의 미비 탓이다. 한쪽(농협금융)은 금융위원회, 다른 한쪽(중앙회)은 농림부니까 법 개정도 쉬운 게 아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경영하려니 힘들었다.
그래서 지치고 피곤해졌다.
--최 회장이 사퇴 압박을 넣었다는 소문이 많다.
▲일련의 사태(전산사고, 실적악화 등)를 보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다. 전산사고의 경우 내게 법률적 책임은 없다. 그렇지만, 누군가 희생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상징성 큰 사람이 나였다.
--압박 없이 스스로 결정한 일인가.
▲허허허(웃음). 아니 뭐, 이심전심이라고 보면 되지 않겠나. 프로들끼리는 '척' 하면 알아들어야 한다. '그랬으면(사퇴하면) 좋겠다'는 이심전심이 들어왔다.
--농협 조직의 문제점은 뭐라고 보나.
▲좋은 사람이 와서 잘할 텐데 내가 왈가왈부할 게 있나. 다만, 이쪽 문화가 밖에서 온 사람은 동화하기 어렵더라. 이쪽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할 것 같다.
농협은 조합이라 그런지 약간 사회주의적인 문화가 있다. 나 같은 사람은 그런 걸잘 받아들이기 어렵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신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원병 중앙회장이 사퇴를 요구했느냐는질문에 "프로들끼리는 이심전심으로 '척'하면 알아듣는다"며 간접적·암묵적인 압박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농협은 약간 사회주의적인 문화가 있다"며 "이런 문화에 외부 사람은 좀처럼 동화하기 어려워 1년간 힘들고 지쳤다"고도 했다.
다음은 신 회장과의 일문일답.
--실제 사퇴 배경이 뭔가.
▲피곤하고 힘들었다.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할 때 1년간 해 보고 더 할지 말지생각해 보기로 약속했다. 이제 거의 1년이 돼 여러 의견을 수렴해보니 내가 회장으로 있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게 됐다.
--어떤 점이 피곤하고 힘들었나.
▲회장으로 왔을 때 생각했던 것과 실제 농협금융의 현실은 많이 다르더라. 금융 부문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곳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영 그게 아니더라. 지난 1년간 경영을 한다고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참 많았다.
--마음고생을 한 이유는.
▲농협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을, 농협중앙회는 농협법의 규제를 받는다. 그러다보니 사사건건 최 회장과 충돌이 빚어졌다. 금융지주회사법에는 금융지주 회장의 권한과 한계가 명시돼 있다. 자회사를 관리하고 그룹의 경영 전략을 세우는 것 등이다. 그런데 농협법에는 중앙회가 자회사와 손자회사까지 지도·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있게 돼 있다. 그래서 '지도·감독'의 범위를 놓고 충돌이 일어났다. 저쪽(최 회장)에선 법에 따라 지주사는 물론 은행과 보험사까지 지도·감독한다고 하는데, 나로선경영간섭에 준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음고생이 컸다. 경영전략 수립, 인사, 예산, 조직 등에서 모두 부딪혔다.
--최 회장과 스타일이 잘 맞지 않은 게 아닌가.
▲그 사람(최 회장)은 투표로 선출돼 거의 정치인이다. 나는 정치인이 대주주로있는 자회사의 대표다. 그 사람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다만, 농림부 시각에서 금융을 다루려 하니 콘플릭트(conflict·갈등)가 발생했다. 부딪히긴 했지만, 누구를 탓할 생각은 없다. '퍼스낼리티(개인 성격)' 문제라기보단 법과 제도의 미비 탓이다. 한쪽(농협금융)은 금융위원회, 다른 한쪽(중앙회)은 농림부니까 법 개정도 쉬운 게 아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경영하려니 힘들었다.
그래서 지치고 피곤해졌다.
--최 회장이 사퇴 압박을 넣었다는 소문이 많다.
▲일련의 사태(전산사고, 실적악화 등)를 보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다. 전산사고의 경우 내게 법률적 책임은 없다. 그렇지만, 누군가 희생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상징성 큰 사람이 나였다.
--압박 없이 스스로 결정한 일인가.
▲허허허(웃음). 아니 뭐, 이심전심이라고 보면 되지 않겠나. 프로들끼리는 '척' 하면 알아들어야 한다. '그랬으면(사퇴하면) 좋겠다'는 이심전심이 들어왔다.
--농협 조직의 문제점은 뭐라고 보나.
▲좋은 사람이 와서 잘할 텐데 내가 왈가왈부할 게 있나. 다만, 이쪽 문화가 밖에서 온 사람은 동화하기 어렵더라. 이쪽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할 것 같다.
농협은 조합이라 그런지 약간 사회주의적인 문화가 있다. 나 같은 사람은 그런 걸잘 받아들이기 어렵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