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IJ 자료로 본 재벌총수 일가의 '조세 피난' 실태>

입력 2013-05-22 15:45  

부부 명의 등으로 유령社 설립, 수십만달러 운용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2일 밝힌 조세피난처에 유령 법인(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명목상의회사)을 설립한 한국인은 모두 245명이다.

차명 대리인을 내세워 법인의 실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앞으로공동조사 결과에 따라 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확인된 한국인 245명 가운데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쿡 아일랜드 등의 조세피난처에 유령 법인을 설립하면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은 159명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이다.

대부분 1명이 1개의 유령 법인을 만들었지만, 많게는 5개 이상의 유령 법인을만든 한국인도 있다.

확인된 한국인 245명은 1995년부터 2009년에 걸쳐 조세피난처에 유령 법인을 설립했다. 유령법인 설립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고 2007년 금융위기를전후해 설립이 집중됐다.

뉴스타파가 이날 조세피난처에 유령 법인을 설립했다고 발표한 OCI 이수영 회장(전 한국경영자총협회장)과 부인, 조중건 전 대한항공[003490]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는 모두 재벌 총수와 총수 일가로 분류된다.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법인의 명의는 본인, 배우자, 자녀 등으로 다양했으나,이는 발행 주주가 단 한 주뿐인 명백한 유령 법인이었다. 3개의 유령법인 모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유령 법인과 연계된 은행 계좌가 확인된 OCI 이수영 회장과 부인인 김경자 OCI미술관 관장은 조세 피난처에 유령 법인 설립 사실과 법인을 통해 수십만달러의 자금을 운용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 부부를 제외하고는 유령 법인을 통해 운용한 자산 규모나 탈세 혐의는파악되지 않는 상태다.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유령 법인과 실제 계좌가 연결된 정보가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김용진 대표는 "이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후 그 법인 명의로 홍콩이나 뉴욕의 거대 은행에 계좌를 설립하고 자금을 비밀리에운용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인물은 재벌 총수와 총수 일가였지만, 오는 27일 두 번째 명단 발표 때는 대기업의 임원을 포함한 정·재계 인사 20여명의 이름이 확인 작업을 거친뒤 공개될 예정이다.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유령법인을 설립한 주체가 개인 외에 법인도 있다고밝혀 앞으로 공개될 명단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dfla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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