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과 쌍용건설[012650]로 인한 은행들의 속앓이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뜩이나 금융권 환경 악화로 위기에 처한 은행들에게 추가 지원해야 할 금액이각각 3조원, 1조원에 이르는 STX[011810]와 쌍용은 엄청난 부담이다.
STX그룹과 쌍용건설의 채권단에는 국내 주요 은행들이 거의 다 들어있다. STX와쌍용의 부실은 자칫 금융권 전반에 격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STX와 쌍용이 무너질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파고를 생각해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정부 압박에 채권단의 불만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STX 채권단 "밑빠진 독에 물 붓기" STX그룹 채권단의 기류는 27일 오후 열린 STX조선해양[067250]의 추가 긴급지원요청에 관한 설명회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STX의 설명이 끝난 뒤 채권단은 저마다 지원 요청에 관해 품고 있는 의문점을 추궁하듯 따지며 꼼꼼하게 답변을 메모했다"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설명회 분위기를 전했다.
채권단이 이처럼 STX의 추가지원 요청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는 이미 들어간 돈이 은행들의 등이 휘어질 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채권은행들이 STX에 지원한 금액은 올해 들어서만 1조9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STX조선해양에 6천억원을 지원했고, 이달 들어 ㈜STX에 3천억원, STX엔진·STX중공업에 1천9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하지만 앞으로 투입해야 할 액수를 생각하면 이는 '약과'다.
채권은행들이 STX그룹 지원과 관련해 투입해야 할 자금은 신규 운영자금 지원,충당금 적립, 만기 도래 회사채 지원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올해에만 필요한액수가 2조4천200억원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STX조선이 추가로 긴급지원을 요청한 4천억원을 합하면 3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이 1조8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채권단이 느끼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 상상이 가능하다.
한 채권은행의 부행장은 "완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4천억원을 주고나면 다음에 또 손 내밀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에 1조1천600억원 필요…기존 채권과 맞먹어 쌍용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쌍용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과 워크아웃 개시 동의 여부를 지난 16일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동의서를 보내지 않은곳이 많다.
일부 채권단에서는 워크아웃을 부결시키고 법정관리로 가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되기 때문에 이미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쌍용건설 워크아웃을 두고 채권단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이유는 지원의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미 쌍용건설에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매입과 출자전환 등으로 3천700억원을 지원했으며, 2천400억원의 신규 해외 지급보증이 논의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 출자전환과 유동성 공급을 더하면 1조1천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들어간다. 기존 채권 1조3천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자산관리공사(캠코)와 군인공제회가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도 채권단의 지원명분을 희석시키는 요소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회사가 한두 곳이 아닌데 쌍용건설만 법정관리로가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느냐"며 "법정관리로 정상화를 추진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무리해서 지원해 캠코, 군인공제회 좋은 일을 시키냐"고 반문했다.
◇채권단 "경제논리 아닌 힘의 논리로 진행돼" 사실 채권은행들이 STX그룹과 쌍용건설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설 의무는 없다.
STX 자율협약을 포기하고 법정관리로 가면 부담해야 할 충당금이 커지고, 쌍용건설 워크아웃이 불발되면 하도급대금·PF 보증과 대출 등으로 피해를 입지만 손익만 따지면 STX와 쌍용을 내려놓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정부다.
정부는 STX와 쌍용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해외수주 불발과 수많은 실업자 양산등 국가경제에 미칠 파장을 언급하며 자금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6일 ㈜STX 자율협약 체결을 논의하기 위해 채권단 실무자들이 모인 자리에는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참석해 ㈜STX에 대한 자금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당초 채권단은 회사채 투자자들까지 보호하는 것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지만정부의 입김 등으로 결국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였다.
금융당국은 쌍용건설 채권단이 자금지원과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지 않자 해당은행 부행장들을 불러모아 현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채권단 내에서는 두 회사 지원에 대해 '알 바 아니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도나온다.
한 채권은행의 부행장은 "이미 경제 논리를 떠나 정부의 힘의 논리로 진행되고있지 않냐"며 "은행 입장에서는 면밀하게 따질 것도 없어 보고도 꼼꼼하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최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STX그룹 채권단이 구조조정 결과로 떠안을 손실에 대한 보전이나 면책 보장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zheng@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가뜩이나 금융권 환경 악화로 위기에 처한 은행들에게 추가 지원해야 할 금액이각각 3조원, 1조원에 이르는 STX[011810]와 쌍용은 엄청난 부담이다.
STX그룹과 쌍용건설의 채권단에는 국내 주요 은행들이 거의 다 들어있다. STX와쌍용의 부실은 자칫 금융권 전반에 격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STX와 쌍용이 무너질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파고를 생각해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정부 압박에 채권단의 불만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STX 채권단 "밑빠진 독에 물 붓기" STX그룹 채권단의 기류는 27일 오후 열린 STX조선해양[067250]의 추가 긴급지원요청에 관한 설명회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STX의 설명이 끝난 뒤 채권단은 저마다 지원 요청에 관해 품고 있는 의문점을 추궁하듯 따지며 꼼꼼하게 답변을 메모했다"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설명회 분위기를 전했다.
채권단이 이처럼 STX의 추가지원 요청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는 이미 들어간 돈이 은행들의 등이 휘어질 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채권은행들이 STX에 지원한 금액은 올해 들어서만 1조9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STX조선해양에 6천억원을 지원했고, 이달 들어 ㈜STX에 3천억원, STX엔진·STX중공업에 1천9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하지만 앞으로 투입해야 할 액수를 생각하면 이는 '약과'다.
채권은행들이 STX그룹 지원과 관련해 투입해야 할 자금은 신규 운영자금 지원,충당금 적립, 만기 도래 회사채 지원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올해에만 필요한액수가 2조4천200억원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STX조선이 추가로 긴급지원을 요청한 4천억원을 합하면 3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이 1조8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채권단이 느끼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 상상이 가능하다.
한 채권은행의 부행장은 "완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4천억원을 주고나면 다음에 또 손 내밀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에 1조1천600억원 필요…기존 채권과 맞먹어 쌍용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쌍용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과 워크아웃 개시 동의 여부를 지난 16일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동의서를 보내지 않은곳이 많다.
일부 채권단에서는 워크아웃을 부결시키고 법정관리로 가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되기 때문에 이미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쌍용건설 워크아웃을 두고 채권단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이유는 지원의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미 쌍용건설에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매입과 출자전환 등으로 3천700억원을 지원했으며, 2천400억원의 신규 해외 지급보증이 논의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 출자전환과 유동성 공급을 더하면 1조1천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들어간다. 기존 채권 1조3천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자산관리공사(캠코)와 군인공제회가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도 채권단의 지원명분을 희석시키는 요소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회사가 한두 곳이 아닌데 쌍용건설만 법정관리로가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느냐"며 "법정관리로 정상화를 추진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무리해서 지원해 캠코, 군인공제회 좋은 일을 시키냐"고 반문했다.
◇채권단 "경제논리 아닌 힘의 논리로 진행돼" 사실 채권은행들이 STX그룹과 쌍용건설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설 의무는 없다.
STX 자율협약을 포기하고 법정관리로 가면 부담해야 할 충당금이 커지고, 쌍용건설 워크아웃이 불발되면 하도급대금·PF 보증과 대출 등으로 피해를 입지만 손익만 따지면 STX와 쌍용을 내려놓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정부다.
정부는 STX와 쌍용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해외수주 불발과 수많은 실업자 양산등 국가경제에 미칠 파장을 언급하며 자금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6일 ㈜STX 자율협약 체결을 논의하기 위해 채권단 실무자들이 모인 자리에는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참석해 ㈜STX에 대한 자금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당초 채권단은 회사채 투자자들까지 보호하는 것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지만정부의 입김 등으로 결국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였다.
금융당국은 쌍용건설 채권단이 자금지원과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지 않자 해당은행 부행장들을 불러모아 현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채권단 내에서는 두 회사 지원에 대해 '알 바 아니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도나온다.
한 채권은행의 부행장은 "이미 경제 논리를 떠나 정부의 힘의 논리로 진행되고있지 않냐"며 "은행 입장에서는 면밀하게 따질 것도 없어 보고도 꼼꼼하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최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STX그룹 채권단이 구조조정 결과로 떠안을 손실에 대한 보전이나 면책 보장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zheng@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