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 임영록 차기회장 'M&A·수익성 제고' 과제>

입력 2013-06-05 17:20  

우리금융 인수 성공시키고 이익 악화 극복해야

5일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임영록KB금융[105560]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인수합병(M&A) 성공과 수익성 제고로 압축된다.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해 `리딩 뱅크'의 위치를 되찾고 날로 악화되는 금융업 환경을 극복할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급한 임무를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우리금융[053000] 인수로 `리딩 뱅크' 재탈환해야 2001년 11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할 당시만 해도 국민은행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당시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185조원으로 우리금융(101조원)의 2배에 육박하고 신한금융(63조원)의 3배에 달할 정도였다. 가계대출시장의 62%, 총 수신시장의 36%를차지했다.

누구도 시비를 걸 수 없는 `리딩 뱅크'의 위상을 뽐냈다고 할 수 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KB금융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1분기 말 KB금융의 총자산은 368조원으로 우리금융(418조원)에 훨씬 뒤쳐진다. 하나금융(368조원), 신한금융(351조원) 등과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1분기 순이익도 4천115억원으로 신한금융(4천813억원)에 훨씬 못 미친다. 자산규모, 수익성 등 어느 측면에서도 리딩 뱅크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결정적인 원인은 M&A 실패에 있었다.

신한은행은 2006년 조흥은행을 합병했고, 하나금융은 2002년 서울은행에 이어지난해 조흥은행을 품에 안았다. 우리은행은 평화은행을 흡수합병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몸집 불리기에 잇따라 성공한 반면 KB금융은 실패의 한 길만을 걸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2010년 취임 후 우리금융 인수를 줄곧 외쳤지만 결국 실패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도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판을 뒤집을 마지막 수는 남아있다. 바로 민영화를 추진하는 우리금융인수다.

KB금융이 우리금융 계열사 중 우리은행(자산 247조원)만 인수하더라도 자산규모615조원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실상부한 리딩뱅크가 된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회장 후보 인터뷰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중의 하나가 `M&A 능력'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 인수의 성패 여부는 KB금융 차기 회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악화일로 금융업 수익성 제고해야 금융권은 현재 사면초가의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은행업은 저금리로 인한 예대마진의 악화로 대출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카드사는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인한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감내해야 한다. 증권사는거래수수료 급감으로 구조조정 회오리에 휘말려 있다.

올해 1분기 은행과 카드사 순이익이 모두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반토막난 것은그 열악한 상황을 잘 말해준다. 증권사의 순익도 급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열악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KB금융의 수익성을 높이는 문제는 CEO(최고경영자)로서 차기 회장이 풀어야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은행 부문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 과제 중 하나다.

증권, 보험 등의 계열사가 업계 하위권에 머무르는 바람에 지난해 KB금융그룹순이익의 80%가량은 국민은행에서 만들어졌다.

은행은 물론 증권, 보험, 카드 등에서 모두 업계 강자로 군림하면서 그룹 전체순이익의 40%가량을 비은행 부문에서 창출하는 신한금융지주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임 내정자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일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지주 회장을 할수 있다"고 말하면서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의 불씨는 아직도 살아있다.

임 사장의 내정으로 국민은행 노조가 "역시 관치금융 아니냐"며 임명 반대투쟁을 전개하는 등 차기 회장과의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는 충분히 있다.

이러한 갈등을 잘 무마하고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야만 우리금융 인수등 과업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KB금융 안팎의 분석이다.

다만 노조와의 관계를 의식해 지나치게 유화적인 태도로 나갈 경우 KB금융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구조조정 등에 소홀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은행의 임직원은 2만2천명에 육박, 시중은행 중 임직원 수가 가장 많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구나 임직원 수가 1만5천여명에 달하는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전체 직원 수가3만7천명에 육박해 구조조정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 수익성 제고, 사업 다각화, 노조와의 관계 설정 등 차기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역대 어느 회장 못지않게 어려운 숙제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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