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신동규 농협금융회장 "이제 중앙회도 달라질 것"(종합)

입력 2013-06-10 14:53  

<<'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과 관련한 신 회장의 표현을 일부 수정.>>"임종룡은 '제갈공명' 같은 후배…조용히 사라지겠다"

농협중앙회와 갈등으로 임기를 절반만 채우고 10일 물러나는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비가 한바탕 내렸으니 땅이 굳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난리(농협중앙회와 금융지주의 갈등 구조)를 겪었으니 내 후임은 좀 나을 것"이라며 "이제 중앙회도 좀 달리 생각해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의 갈등 구조란 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을 100% 보유한대주주로서 인사·예산권을 틀어쥐고 금융 자회사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것을말한다.

신 회장은 "농협금융 직원들은 금융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와 사명감으로 똘똘 뭉쳤다"며 "직원들이 그동안 중앙회와 부딪히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중앙회의 경영 간섭이 지나치거나 부당한 지시라고 판단되면이를 과감히 무시하도록 지주사 직원들에게 주문했다고 농협금융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는 임종룡 신임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를 두고 "제갈공명 같은 후배"라며 "한때 제갈공명이 와도 (중앙회와 금융지주의 관계 해법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임내정자라면 지혜로워서 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회 전무이사로 '금융통'인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부문 대표가 취임했는데, 임 내정자와도 잘 아는 사이"라며 "두 분이 잘 호흡을 맞춰가면 훨씬 경영 환경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회장은 "농협금융의 발전을 위해 이제는 조용히 사라지겠다"며 이날 오후 5시에 열리는 퇴임식도 비공개로 하고, 퇴임사도 따로 언론에 배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과거 부하 직원들을 엄하게 다룬 것으로 유명했다. 이런 스타일이 다소 모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내가 좀 강하게 하긴 했지만, 잘하는 사람은 독려하고 잘 못 하는 사람은 질타해야 한다는 게 오랜 신조"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이든 금융기관 직원이든 월급을 누구에게서 받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열심히 봉사해야 마땅한데도 금융위기 때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앞으로 계획을 묻자 "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농협금융 회장까지 했으면 '천수'를 누렸다. 무엇을 또 바라겠나"라며 "사회공헌 활동에는 관심이있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광화문 인근에 오피스텔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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