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유출 발생" VS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
"금리 상승기에는 저금리 시기에 누적된고위험ㆍ고수익 추구의 부작용과 경제적 취약성이 표출됩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한은 창립 63주년 행사에서 미국 등 기축통화국의출구전략과 관련, "정상화 과정의 수순은 금리의 상승을 수반하며 국제금리 상승의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걱정을 담아 한 말이다.
그의 걱정은 과거의 금융위기 사례를 볼 때 기우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많은 금융위기의 발생이나 악화에 금리 상승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는 직접적인 원인에 따라 외환위기, 외채위기, 금융위기, 복합위기 등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비슷한 경로를 거친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다가 경기과열 우려가 커지면 정부가 긴축정책에 나서고 버블이 붕괴되면서 금융, 실물 시장의 침체를 불러오는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대표적이다.
아이슬란드는 한때 유럽의 금융강국이자 강소국으로 불리다가 2000년대 초반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요 선진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2004년 6월 1%인 기준금리를 2006년 6월까지 2년 만에 17차례에 걸쳐 5.25%까지 올렸고 유럽중앙은행(ECB)도 비슷한 행보를 취했다.
이들 기축통화국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고 결국 신흥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더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행태) 자금의 대규모 유출로 아이슬란드는 위기를 맞게 됐다.
1994년 멕시코의 외환위기 발생에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컸다.
저축대부조합(S&LㆍSavings & Loans Association)의 파산사태가 마무리된 미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가 오르자 1994년 1월 3.0%인 기준금리를 1995년 2월 6.0%까지 올렸다.
여러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현상이 일어났고 그 중 가장 큰 타격을 본 나라가멕시코였다. 멕시코는 경상수지 적자와 과다한 외채 등 문제가 누적된 가운데 자본유출이 일어나면서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미국 저축대부조합의 파산 사태도, 단기자금을 조달해 주택담보대출에 운영하던저축대부조합들이 미국 연준의 단기 금리 인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금리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저축대부조합은 1980년 3천993개였으나 1천개 넘게파산, 1989년에는 2천879개로 줄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도 금리 정책의 실패가 위기를 키웠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이후 엔화 강세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고자 1985년 5%인 기준금리를 1987년 2.5%로 낮추는 등 확장적 통화정책을 운영하다가 자산가격상승, 신용 팽창 등 거품이 누적됐다. 그러자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1989년 10월 3.
25%를 시작으로 1990년 8월 6.00%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자산버블이 붕괴되고 부실채권 증가→금융기관 도산→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이후 일본은 1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으며 이미 2001년에 기준금리 0.1%의 시대를 맞아 비전통적인 방식의 유동성 지원,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을 펴왔지만현재의 아베노믹스 시대를 맞기까지 재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기축통화국의 금리 인상이 무조건 금융위기를 불러온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미국 연준은 2004년 1%였던 기준금리를 2006년 6월에는 5.25%까지 올렸다. 그러나 장기 시장금리(10년물)는 4% 수준에서 머무르면서 정책금리가 시장에전달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를 두고 당시 연준 의장의 이름을 따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라는 표현이 나왔을 정도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축통화국들이 대거 제로(0)에 가까운 정책금리를 운영하며 유동성을 공급하는비전통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펴온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과거 사례를 그대로 대입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한국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자본유출을 걱정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체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며 외국인 자금 유출→주가 하락→금융불안의 경로를 거쳐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미국 경기가 좋아진다는 의미인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이익이 될 수 있고 이런 기대감에 자본유입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출구전략이 오히려 시장에 실물회복 기대라는 긍정적인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실물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금리 상승기에는 저금리 시기에 누적된고위험ㆍ고수익 추구의 부작용과 경제적 취약성이 표출됩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한은 창립 63주년 행사에서 미국 등 기축통화국의출구전략과 관련, "정상화 과정의 수순은 금리의 상승을 수반하며 국제금리 상승의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걱정을 담아 한 말이다.
그의 걱정은 과거의 금융위기 사례를 볼 때 기우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많은 금융위기의 발생이나 악화에 금리 상승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는 직접적인 원인에 따라 외환위기, 외채위기, 금융위기, 복합위기 등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비슷한 경로를 거친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다가 경기과열 우려가 커지면 정부가 긴축정책에 나서고 버블이 붕괴되면서 금융, 실물 시장의 침체를 불러오는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대표적이다.
아이슬란드는 한때 유럽의 금융강국이자 강소국으로 불리다가 2000년대 초반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요 선진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2004년 6월 1%인 기준금리를 2006년 6월까지 2년 만에 17차례에 걸쳐 5.25%까지 올렸고 유럽중앙은행(ECB)도 비슷한 행보를 취했다.
이들 기축통화국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고 결국 신흥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더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행태) 자금의 대규모 유출로 아이슬란드는 위기를 맞게 됐다.
1994년 멕시코의 외환위기 발생에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컸다.
저축대부조합(S&LㆍSavings & Loans Association)의 파산사태가 마무리된 미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가 오르자 1994년 1월 3.0%인 기준금리를 1995년 2월 6.0%까지 올렸다.
여러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현상이 일어났고 그 중 가장 큰 타격을 본 나라가멕시코였다. 멕시코는 경상수지 적자와 과다한 외채 등 문제가 누적된 가운데 자본유출이 일어나면서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미국 저축대부조합의 파산 사태도, 단기자금을 조달해 주택담보대출에 운영하던저축대부조합들이 미국 연준의 단기 금리 인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금리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저축대부조합은 1980년 3천993개였으나 1천개 넘게파산, 1989년에는 2천879개로 줄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도 금리 정책의 실패가 위기를 키웠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이후 엔화 강세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고자 1985년 5%인 기준금리를 1987년 2.5%로 낮추는 등 확장적 통화정책을 운영하다가 자산가격상승, 신용 팽창 등 거품이 누적됐다. 그러자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1989년 10월 3.
25%를 시작으로 1990년 8월 6.00%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자산버블이 붕괴되고 부실채권 증가→금융기관 도산→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이후 일본은 1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으며 이미 2001년에 기준금리 0.1%의 시대를 맞아 비전통적인 방식의 유동성 지원,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을 펴왔지만현재의 아베노믹스 시대를 맞기까지 재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기축통화국의 금리 인상이 무조건 금융위기를 불러온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미국 연준은 2004년 1%였던 기준금리를 2006년 6월에는 5.25%까지 올렸다. 그러나 장기 시장금리(10년물)는 4% 수준에서 머무르면서 정책금리가 시장에전달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를 두고 당시 연준 의장의 이름을 따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라는 표현이 나왔을 정도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축통화국들이 대거 제로(0)에 가까운 정책금리를 운영하며 유동성을 공급하는비전통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펴온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과거 사례를 그대로 대입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한국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자본유출을 걱정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체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며 외국인 자금 유출→주가 하락→금융불안의 경로를 거쳐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미국 경기가 좋아진다는 의미인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이익이 될 수 있고 이런 기대감에 자본유입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출구전략이 오히려 시장에 실물회복 기대라는 긍정적인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실물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