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앞두고 자본의 해외 유출이 현실화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등 자본 유출은위기를 키운 계기였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다.
과거 위기 때보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나 금융시스템이 튼튼한 만큼 자본유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발생하겠지만 큰 위기는 없으리라는 관측이 현재는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출구전략이 최대 변수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서 양적완화의 속도조절이나 조기 종료론이 제기될 때마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
일례로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최초로 시사한 지난 5월 22일부터 한달간 한국 주가는 8.6% 하락했다. 주가 하락률은 브라질(-16.7%), 필리핀(-16.3%), 러시아(-14.5%) 등에 비해 오히려 작은 편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주가만 하락한 게 아니다. 실제로 외국인 자본이 한국을 버리고미국 등으로 떠난 것이다.
이는 버냉키 의장이 연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도 있다고 출구전략의 윤곽을좀 더 구체화한 6월 증권투자 순유출액이 전월의 4.5배 수준으로 증가한 사실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순유출입 규모를 월별로 보면 1월 44억달러 순유출에서 2월에는 19억달러순유입으로 전환하고서 다시 3월 34억달러 순유출에 이어 4월 19억달러, 5월 12억달러 등 지속적으로 증권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6월에 순유출 규모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출구전략을 꼽고 있다.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 국제 유동성에 힘입어 신흥국 등에 대거 유입된 자본이미국 등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금융위기 등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저금리 기조에서 좀 더 높은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늘어나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류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 채권투자 순유출액은 100억달러로 작년 동기의 2.4배로 증가했다.
삼성생명 등 보험사도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 예전 위기 때보다는 상황 괜찮지만 불안한 측면도 외환당국은 상반기 증권투자 자금의 대규모 순유출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특별히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만큼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한국 경제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양호하고 출구전략이 미국의 경제회복을 의미하는 만큼 기회 요인도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 지난 6월 대규모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7월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 뿐 아니라 상당수 전문가도 외환위기 등과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보유고도 과거보다 크게 확충됐고 경제체질도 개선된 만큼 위험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출구전략의 속도나 폭에 따라서는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안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외환자유화가 고도화돼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가주식이나 채권을 현금화해 떠나기도 쉬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금융센터가 정기적으로 파악하는 아시아 7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추이를 보면 6월 중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한국이 43억9천만달러로7개국 중 가장 컸다.
주식시장의 규모 차이는 있지만 단순 비교하면 대만(39억2천만달러)은 물론 최근 외환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인도(18억5천만달러), 인도네시아(20억4천만달러)의순매도 규모가 한국보다 작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착륙 가능성이 더 높다고는 본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다른 신흥국보다 자본자유화가 많이 진행돼있어 예상외로 빠른 출구전략 속도 등 만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등 자본 유출은위기를 키운 계기였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다.
과거 위기 때보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나 금융시스템이 튼튼한 만큼 자본유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발생하겠지만 큰 위기는 없으리라는 관측이 현재는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출구전략이 최대 변수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서 양적완화의 속도조절이나 조기 종료론이 제기될 때마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
일례로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최초로 시사한 지난 5월 22일부터 한달간 한국 주가는 8.6% 하락했다. 주가 하락률은 브라질(-16.7%), 필리핀(-16.3%), 러시아(-14.5%) 등에 비해 오히려 작은 편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주가만 하락한 게 아니다. 실제로 외국인 자본이 한국을 버리고미국 등으로 떠난 것이다.
이는 버냉키 의장이 연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도 있다고 출구전략의 윤곽을좀 더 구체화한 6월 증권투자 순유출액이 전월의 4.5배 수준으로 증가한 사실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순유출입 규모를 월별로 보면 1월 44억달러 순유출에서 2월에는 19억달러순유입으로 전환하고서 다시 3월 34억달러 순유출에 이어 4월 19억달러, 5월 12억달러 등 지속적으로 증권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6월에 순유출 규모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출구전략을 꼽고 있다.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 국제 유동성에 힘입어 신흥국 등에 대거 유입된 자본이미국 등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금융위기 등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저금리 기조에서 좀 더 높은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늘어나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류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 채권투자 순유출액은 100억달러로 작년 동기의 2.4배로 증가했다.
삼성생명 등 보험사도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 예전 위기 때보다는 상황 괜찮지만 불안한 측면도 외환당국은 상반기 증권투자 자금의 대규모 순유출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특별히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만큼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한국 경제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양호하고 출구전략이 미국의 경제회복을 의미하는 만큼 기회 요인도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 지난 6월 대규모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7월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 뿐 아니라 상당수 전문가도 외환위기 등과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보유고도 과거보다 크게 확충됐고 경제체질도 개선된 만큼 위험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출구전략의 속도나 폭에 따라서는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안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외환자유화가 고도화돼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가주식이나 채권을 현금화해 떠나기도 쉬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금융센터가 정기적으로 파악하는 아시아 7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추이를 보면 6월 중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한국이 43억9천만달러로7개국 중 가장 컸다.
주식시장의 규모 차이는 있지만 단순 비교하면 대만(39억2천만달러)은 물론 최근 외환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인도(18억5천만달러), 인도네시아(20억4천만달러)의순매도 규모가 한국보다 작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착륙 가능성이 더 높다고는 본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다른 신흥국보다 자본자유화가 많이 진행돼있어 예상외로 빠른 출구전략 속도 등 만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