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화보유액 4천억弗 이상으로 더 쌓아야"

입력 2013-08-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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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前 ADB 경제연구소 부소장 인터뷰

김윤환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21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충격적"이라면서 "2008년 미국발 위기에서도 동아시아 국가들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의 경우 금융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외환보유액을 4천억 달러 이상으로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등의 상황도 과거의 금융위기 사례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적자·외채누적에 경제 기초체력부실이라는 위기의 고전적 3요소가 그대로 관찰된다는 얘기다.

그는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양적완화(QE) 축소 예상에 국제투자 자금이 증시로부터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호경기에 경제개혁을 게을리했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인도경제는 2000년대 파죽지세였다. 그러나 그 기간에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신성장동력을 개발하거나, 규제를 철폐하는 등 경제를 업그레이드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김 전 소장은 "만약 이들 국가의 경쟁력이 양호했다면 QE축소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신흥국발 금융위기가 크든 작든 다른 나라로 전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도는 10대 경제대국이라 파급이 크다고 봤다. 인도와 교역·투자가 활발한싱가포르·영국 등 동남아·유럽국가를 그 직접적인 영향권으로 꼽았다.

한국은 간접적 영향을 받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와 경제연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나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췄기때문에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투자의 쏠림현상(herding behavior)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일류 선진국 못지않게 우수하지만 일부 국제투자가들은 '신흥국'으로 분류하며 (위기 등에)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외화보유액을 앞으로 4천억 달러 이상 수준으로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외거래 규모나 북한 리스크를 생각하면 현재의 3천억 달러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QE축소 효과가 장기화하는 데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김 전 부소장은 "QE축소가 길어지면 중남미, 러시아, 중국, 동유럽으로 영향이확대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다른 편에선 미국·유럽 경제가 상승하고 수입수요가늘며 QE축소 효과를 상쇄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개별국가의 장래는 국제경쟁력 증대 노력에 달려있다"면서 "한국도규제개혁, 신성장동력 발굴, 총수요 확대로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금융위기, 본질과 대책'이란 책을 냈다. ADB 경제연구소 부소장(2003~2006년)을 지내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담았다. 전 세계 28개 금융위기 사례를 모아 공통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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