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위축돼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가계부채 위험성이 2008년 리먼사태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심각해졌다고 경고한다.
◇가계부채 980조원…전월세 대책으로 '가속' 우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가계신용)는 98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963조8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963조1천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수위를 낮췄지만, 취득세 감면혜택 등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16조9천억원이나 늘었다.
2004년 말 가계부채가 494조2천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8년여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셈이다.
1999∼2012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11.7%로,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7.3%, 가계의 가처분소득 5.7% 증가율에 비해 훨씬 높다.
이런 추세라면 가계부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취득세 인하와 함께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확대, 수익·손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8·28 전월세 대책을 내놓자가계부채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대책은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기 위한 대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돈 빌려줄테니 전세로 살지 말고 집을 구매하라'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03년 경기 회복을 위해 카드 발급을남발했다가 '카드사태'를 맞은 것처럼 이번의 대책도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보다 질이 더 심각…"리먼사태 수준으로 악화" 전문가들은 정작 가계부채의 '양'보다 '질'을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인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다 채무자의 부채액 비중이 커졌다"며 "특히 저소득, 하위 신용등급 채무자 비중과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지급, 연체율,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가계 실물자산 등 기준에 따라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수치화한 결과 올해 위험성(148.7)은 리먼사태가 불거진 2008년(154.4)과 큰 차이가 없었다.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에는 82.0에 불과했다.
국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이후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선진국이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지속적으로 상승, 올해 1분기 말 136.3%를기록했다.
저소득·고령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올해 3월말 현재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가 184%로2분위(122%), 3분위(130%), 4분위(157%)보다 높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88%인데 비해 30대는 152%, 40대는 178%, 50대는 207%, 60대 이상은 253%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졌다.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322만명으로 추산되는 점, 주택시장의부진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이 하락한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가 9만8천명(금융연구원 추산)에 달하는 점도 가계부채 구조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정부 전방위 대책…전문가 "美출구전략으로 인한 금리인상 대비해야"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부문까지 흔들만한 리스크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소득 4∼5분위의 고소득 차주가 전체 가계부채의71.0%를 갖고 있는데다 금융권 담보인정비율(LTV)도 50% 수준이어서 집값이 더 내려가더라도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가계부채의 심각성이 소비를 제약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는점에서 전방위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비중 확대와 행복기금 지원, 하우스푸어(내집 빈곤층) 채무 재조정, 대부업과 불법 사금융 감독 강화가 핵심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가 대규모로 부실화할 경우에 대비해 부실채권을 인수하는'배드 뱅크'(Bad Bank)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통해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가계부채 위험에 견딜 수있도록 경제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출구전략)에 따라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돼 가계 이자부담이 급격히 높아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말했다.
추락한 성장률과 가계의 상환능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성장률이 낮은데다 전체 국민소득 중 가계로배분되는 소득 비중이 1990년에는 70% 수준이었는데 2011년에는 61%까지 떨어졌다"며 "성장률을 높이고 소득이 가계로 배분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위축돼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가계부채 위험성이 2008년 리먼사태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심각해졌다고 경고한다.
◇가계부채 980조원…전월세 대책으로 '가속' 우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가계신용)는 98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963조8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963조1천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수위를 낮췄지만, 취득세 감면혜택 등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16조9천억원이나 늘었다.
2004년 말 가계부채가 494조2천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8년여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셈이다.
1999∼2012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11.7%로,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7.3%, 가계의 가처분소득 5.7% 증가율에 비해 훨씬 높다.
이런 추세라면 가계부채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취득세 인하와 함께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확대, 수익·손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8·28 전월세 대책을 내놓자가계부채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대책은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기 위한 대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돈 빌려줄테니 전세로 살지 말고 집을 구매하라'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03년 경기 회복을 위해 카드 발급을남발했다가 '카드사태'를 맞은 것처럼 이번의 대책도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보다 질이 더 심각…"리먼사태 수준으로 악화" 전문가들은 정작 가계부채의 '양'보다 '질'을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인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다 채무자의 부채액 비중이 커졌다"며 "특히 저소득, 하위 신용등급 채무자 비중과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지급, 연체율,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가계 실물자산 등 기준에 따라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수치화한 결과 올해 위험성(148.7)은 리먼사태가 불거진 2008년(154.4)과 큰 차이가 없었다.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에는 82.0에 불과했다.
국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이후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선진국이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지속적으로 상승, 올해 1분기 말 136.3%를기록했다.
저소득·고령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올해 3월말 현재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가 184%로2분위(122%), 3분위(130%), 4분위(157%)보다 높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88%인데 비해 30대는 152%, 40대는 178%, 50대는 207%, 60대 이상은 253%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졌다.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322만명으로 추산되는 점, 주택시장의부진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이 하락한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가 9만8천명(금융연구원 추산)에 달하는 점도 가계부채 구조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정부 전방위 대책…전문가 "美출구전략으로 인한 금리인상 대비해야"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부문까지 흔들만한 리스크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소득 4∼5분위의 고소득 차주가 전체 가계부채의71.0%를 갖고 있는데다 금융권 담보인정비율(LTV)도 50% 수준이어서 집값이 더 내려가더라도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가계부채의 심각성이 소비를 제약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는점에서 전방위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비중 확대와 행복기금 지원, 하우스푸어(내집 빈곤층) 채무 재조정, 대부업과 불법 사금융 감독 강화가 핵심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가 대규모로 부실화할 경우에 대비해 부실채권을 인수하는'배드 뱅크'(Bad Bank)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통해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가계부채 위험에 견딜 수있도록 경제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출구전략)에 따라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돼 가계 이자부담이 급격히 높아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말했다.
추락한 성장률과 가계의 상환능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성장률이 낮은데다 전체 국민소득 중 가계로배분되는 소득 비중이 1990년에는 70% 수준이었는데 2011년에는 61%까지 떨어졌다"며 "성장률을 높이고 소득이 가계로 배분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