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샐러리맨 성공신화'가 붕괴 직전에 몰렸다.
채권단이 강 회장의 STX조선해양[067250] 경영권을 박탈한 데 이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포스텍을 떼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올해 3월 포스텍과 ㈜STX[011810]를 통해 27.4%의 지분율로 지배하던주력 계열사 STX팬오션[028670]의 공개 매각을 추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매각이 불발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마저 인수를 거부함에 따라 STX의 '고난의 행군'은 시작됐다.
마지막 희망으로 여겼던 산은의 인수 포기로 팬오션은 지난 6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01년 STX그룹을 일으켜 2004년 범양상선(현 팬오션)을 인수한 지 10년도 안돼 법원에 처분을 맡긴 셈이다.
팬오션과 더불어 그룹의 양대 축인 STX조선해양도 옛 대동조선을 인수해 만든지 13년 만에 채권단에 손을 벌리게 됐다.
자금 지원을 받아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으로 기대했지만, 채권단은 지난5일 강 회장의 조선해양 경영권을 박탈해버렸다.
강 회장이 포스텍·㈜STX를 통해 30.6% 지분율로 지배하는 조선해양은 STX중공업[071970] 지분 28.0%, STX엔진[077970] 지분 29.2%를 가진 수직 계열화의 축이다.
이 때문에 한 채권단 관계자는 "산은이 강 회장을 조선해양에서 내쫓은 데는 사실상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강 회장 축출은 다른 방향에서도 진행되는 분위기다. 비상장 회사로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시스템 통합업체 포스텍에 칼을 겨눴다.
포스텍 채권은행인 산은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포스텍의 자율협약에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산은은 '포스텍을 떼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포스텍에 대한 STX 계열사의 일감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포스텍은 STX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50%에 달한다. 특히 조선해양의 선박 건조 사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회사다.
산은이 포스텍을 겨냥한 이유는 강 회장이 포스텍을 통해 STX그룹을 지배하고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포스텍의 지분 87.5%를 갖고 있다. 포스텍은 다시 지주사인 ㈜STX의지분 4.9%를, 강 회장이 ㈜STX의 지분 6.8%를 보유해 그룹을 지배한다.
조선해양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데 이어 포스텍마저 잃어버리면 평범한 회사원으로 출발해 대기업 오너에 오른 강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는 종지부를 찍는다.
여전히 ㈜STX와 STX중공업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지만, 역시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들 회사의 대표 자리도 곧 내놔야 할 처지다.
강 회장의 축출이 점차 가시화하자 STX뿐 아니라 채권단 일각에서도 '심한 게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된다.
강 회장에게 그룹 부실에 따른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지만, 산은이 이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것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강 회장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산은의 대응에 다분히 감정적인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조선해양 후임 대표에 경쟁사 임원이 선임된 것을 두고"차라리 강 회장 시절 소외됐던 내부 출신 인사를 앉히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산은의 의지는 단호하다. 강 회장이 중국 다롄조선소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등 무리한 경영으로 빚은 실패를 책임지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산업[002990] 정상화에는 박삼구 회장이 적합하다고 봤지만,STX 정상화에는 강 회장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의 경우도 저가의 장기 용선계약을 남발한 탓에 해마다 1천억~2천억원의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고스란히 외국 선사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강 회장의 경영 실패는 채권단뿐 아니라 애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안긴게 사실이다.
STX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자 채권단은 1조원 넘는 충당금을쌓았다. 이는 올해 상반기 은행권 경영실적 악화의 주범이 됐다.
올해 들어 STX그룹의 주가는 ㈜STX 53.9%, 팬오션 43.1%, 조선해양 35.9%, 엔진25.9%가 폭락해 주식투자자의 '무덤'이 됐다.
zheng@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채권단이 강 회장의 STX조선해양[067250] 경영권을 박탈한 데 이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포스텍을 떼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올해 3월 포스텍과 ㈜STX[011810]를 통해 27.4%의 지분율로 지배하던주력 계열사 STX팬오션[028670]의 공개 매각을 추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매각이 불발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마저 인수를 거부함에 따라 STX의 '고난의 행군'은 시작됐다.
마지막 희망으로 여겼던 산은의 인수 포기로 팬오션은 지난 6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01년 STX그룹을 일으켜 2004년 범양상선(현 팬오션)을 인수한 지 10년도 안돼 법원에 처분을 맡긴 셈이다.
팬오션과 더불어 그룹의 양대 축인 STX조선해양도 옛 대동조선을 인수해 만든지 13년 만에 채권단에 손을 벌리게 됐다.
자금 지원을 받아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으로 기대했지만, 채권단은 지난5일 강 회장의 조선해양 경영권을 박탈해버렸다.
강 회장이 포스텍·㈜STX를 통해 30.6% 지분율로 지배하는 조선해양은 STX중공업[071970] 지분 28.0%, STX엔진[077970] 지분 29.2%를 가진 수직 계열화의 축이다.
이 때문에 한 채권단 관계자는 "산은이 강 회장을 조선해양에서 내쫓은 데는 사실상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강 회장 축출은 다른 방향에서도 진행되는 분위기다. 비상장 회사로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시스템 통합업체 포스텍에 칼을 겨눴다.
포스텍 채권은행인 산은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포스텍의 자율협약에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산은은 '포스텍을 떼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포스텍에 대한 STX 계열사의 일감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포스텍은 STX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50%에 달한다. 특히 조선해양의 선박 건조 사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회사다.
산은이 포스텍을 겨냥한 이유는 강 회장이 포스텍을 통해 STX그룹을 지배하고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포스텍의 지분 87.5%를 갖고 있다. 포스텍은 다시 지주사인 ㈜STX의지분 4.9%를, 강 회장이 ㈜STX의 지분 6.8%를 보유해 그룹을 지배한다.
조선해양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데 이어 포스텍마저 잃어버리면 평범한 회사원으로 출발해 대기업 오너에 오른 강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는 종지부를 찍는다.
여전히 ㈜STX와 STX중공업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지만, 역시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들 회사의 대표 자리도 곧 내놔야 할 처지다.
강 회장의 축출이 점차 가시화하자 STX뿐 아니라 채권단 일각에서도 '심한 게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된다.
강 회장에게 그룹 부실에 따른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지만, 산은이 이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것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강 회장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산은의 대응에 다분히 감정적인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조선해양 후임 대표에 경쟁사 임원이 선임된 것을 두고"차라리 강 회장 시절 소외됐던 내부 출신 인사를 앉히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산은의 의지는 단호하다. 강 회장이 중국 다롄조선소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등 무리한 경영으로 빚은 실패를 책임지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산업[002990] 정상화에는 박삼구 회장이 적합하다고 봤지만,STX 정상화에는 강 회장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팬오션의 경우도 저가의 장기 용선계약을 남발한 탓에 해마다 1천억~2천억원의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고스란히 외국 선사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강 회장의 경영 실패는 채권단뿐 아니라 애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안긴게 사실이다.
STX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자 채권단은 1조원 넘는 충당금을쌓았다. 이는 올해 상반기 은행권 경영실적 악화의 주범이 됐다.
올해 들어 STX그룹의 주가는 ㈜STX 53.9%, 팬오션 43.1%, 조선해양 35.9%, 엔진25.9%가 폭락해 주식투자자의 '무덤'이 됐다.
zheng@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