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이사회…'이변' 없이 강회장 사임할듯

입력 2013-09-09 10:33  

강 회장 "지금껏 과정은 회사 살리려는 일" 수용 시사채권단 "회사측이 법정관리로 선회하면 취소 요청할 것"

STX조선해양[067250]이 예정대로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대표이사직을 박탈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 회장은 내부 반발에도 채권단의 사퇴 요구를 수용할 뜻을 주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은 9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어 경영진추천위원회(경추위)가 의결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042660] 부사장과 류정형 STX조선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처리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박 부사장은 강 회장이 맡은 STX조선 대표이사를 넘겨받는다.

류 부사장은 신상호 STX조선 사장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STX[011810]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주 (이 문제로) 상의할때 강 회장이 '지금까지 있은 모든 일은 회사 살리자고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전했다.

자신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포함해 채권단의 의사 결정 과정이 큰틀에서 STX조선의 회생을 전제로 한 만큼,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강 회장은 본인, 즉 사주의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회사를 살리는쪽"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현 경영진에게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며 채권단의 경영진 교체 방침에 섭섭한 감정은 숨기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선 STX조선 이사회에서 채권단의 경영진 교체 방침에 반발, 안건을부결시키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강 회장은 '관리인 유지(DIPㆍDebtor in Possession) 제도'에 따라 대표이사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생긴다. 대신 협력업체들이 받을 상거래채권은 동결돼 피해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큰 변수가 없는 한 이사회의 '반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STX조선이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자율협약 MOU)상 등기이사 등의인사는 경추위가 추천·결정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자율협약 MOU는 채권단과 STX조선의 약속이어서 이사회가 경추위의 인사 결정을거부하면 자율협약 체제는 깨지고 채권 회수 유예와 자금 지원도 무산된다.

채권단은 만에 하나 STX조선 이사회가 법정관리로 가는 '극단적 선택'을 하더라도 이를 백지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않겠다'던 강 회장이 자신의 인품을 드러내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단은 재판부에 법정관리 취소를 요청할 것"이라며 "협력업체와 함께탄원서를 내면 (법정관리 취소 요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STX조선의 경영진 교체는 STX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인 포스텍의 자율협약개시 여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강 회장이 STX그룹을 지배하는 연결 고리인 포스텍은 STX조선 등 계열사 상대매출이 절반을 넘는다.

포스텍 채권단(경남은행, 우리은행, 산은 등)은 이날 STX조선 이사회 이후 회의를 열어 포스텍에 대한 추가 자금 800억원의 지원 여부를 논의한다.

채권단은 포스텍에 1천100억원을 지원하고 자율협약을 개시하기로 했으나, 최근산은이 '포스텍은 강 회장의 개인회사'라는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산은이 영향력을 행사해 포스텍의 STX 계열사 거래가 끊기면 포스텍도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높아져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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