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 못하면 변명 어렵다…긴장 끈 놓아서는 안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발표한 양적완화 정책 유지 결정이 한국에 일단은 긍정적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안심하기보다는 미국이 곧 출구전략에 돌입하겠다고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 부총리는 모니터링 강화,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 등 단기적 대응과 함께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중장기적 관리를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현오석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이번 FOMC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축소)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실업률 전망 등을보면 상당부분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실시하겠다는 강력한 시사로 받아들이는 것이더 낫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신흥국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점인데, 그래도 한국은 테이퍼링 전망을 받아들여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선진국 출구전략은 그동안의비정상적 압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반드시 닥쳐올 일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
--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거시경제 3종 세트나 시나리오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계속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우리 경제에 충격이 있을 경우에 대비를 잘하려고 한다.
테이퍼링 문제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이미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잘 하지 않으면 변명하기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시나리오별 대응을 준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을위해 구조조정, 재정건전성 유지 노력 병행해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를 적정선에서유지하고, 외환·금융 면에서 가계부채 등 취약 요소, 단기 외채 관리 등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경제 체질을 강화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그때그때 충격 흡수할 수 있는장치 두 개를 병행하면서 해 나가야 한다.
한편으로 보면 테이퍼링의 강한 전제는 미국 경기 회복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기회로 이용해 민간부문 투자나 수출 활성화를 통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 흐름을 끊을 수 있도록 연결해야 한다.
-- 한국이 선진국 출구전략 국면에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 지금까지 우리가 선제적으로 잘 대응했다고 본다. 경상수지 흑자나 재정건전성, 외환보유고 축적, 차별화된 정책 등을 갖춰 그만큼 충격을 덜 받았고, 다른 신흥국과는 달랐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한국시장 달라졌다고 외국에서 얘기한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 시장 자체가 '냄비형'이 아니라 안정된 구조로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이젠 '확 들어가서 확 버는' 시장은 아니라는 판단도 있을 수 있다.
-- 선진국 출구전략 등 국제금융시장 혼란 요인에 국제적 정책 공조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 한 나라의 통화 정책 변동이 다른 나라에 급격히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기때문에, 출구전략은 잘 조정되고 소통되는 상황에서 협조를 통해 하도록 해야 한다.
신흥국이 받는 영향이 다시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역(逆) 파급효과(spillover)' 내용을 G20, 이번 APEC재무장관회의 등 국제 회의에서 많이 얘기했다.
이번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에는 이런 내용에 대한 고려도 있지 않았을까생각한다. 실제로 이번 발표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신흥국의 영향이나충격을 고려하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자국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각국의 '환율전쟁'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 그동안 G20 등 국제회의를 통해 환율 개입 등을 경계하자는 이야기가 많이나왔기 때문에 각국에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전처럼 지나친 환율전쟁은 없을 것으로 본다.
-- 선진국 출구전략 이슈가 하반기 한국 경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 하반기 대외요인에는 다운사이드와 업사이드가 공존해있다. 상반기에는 중국경제 성장 둔화 등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책 변화에 중국이 적응하는 모습이라 그때보다는 덜 하다. 양적완화도 다운사이드 이슈로 작용하겠지만 준비를 잘하고 있다. 상반기보다는 (다운사이드 측면에서) 상황이 낫다. 오히려 업사이드에 수출이 9월들어 15% 늘어난 것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적으로 소비와 투자 등이 오히려 문제다. 소비는 좀 회복되는 것 같은데 투자가 좀 그렇다. 각종 투자 활성화 대책이 시차가 있기는 할 것이다. 내년 성장이 괜찮으려면 민간 투자와 내수가 활성화돼야 하고, 그렇게 되면 재정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 출구전략이 주요국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 가계부채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지적도 있다.
▲ 가계부채 문제는 기본적으로 고용과 소득을 통해서 접근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신용에 대한 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런 것을 갖추고 난 뒤 증가 속도가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을 붕괴시킬 정도의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여부는 결정됐나.
▲ 기본적으로 한국은 자유무역을 신봉해왔고 FTA 허브 역할을 해왔으니 TPP도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한·미나 한·아세안 FTA를 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좀더 진행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해야 한다. 현재 TPP는 미국 주도로 12개 나라가 협상하고 있는데, 협상이 얼마나 진전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최근 들어 증세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 세수는 기본적으로 경기 활성화로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고 가장 좋은 것이다. 비과세·감면과 지하경제를 먼저 정비하고 그 다음에 증세를 하는 게 맞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증세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최근 증세에 대한 대통령 언급은 아주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다. 노력해도안되면 당연히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지만 증세를 제일 먼저 내세우는 것은 단순한 논리다.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발표한 양적완화 정책 유지 결정이 한국에 일단은 긍정적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안심하기보다는 미국이 곧 출구전략에 돌입하겠다고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 부총리는 모니터링 강화,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 등 단기적 대응과 함께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중장기적 관리를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현오석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이번 FOMC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축소)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실업률 전망 등을보면 상당부분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실시하겠다는 강력한 시사로 받아들이는 것이더 낫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신흥국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점인데, 그래도 한국은 테이퍼링 전망을 받아들여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선진국 출구전략은 그동안의비정상적 압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반드시 닥쳐올 일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
--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거시경제 3종 세트나 시나리오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계속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우리 경제에 충격이 있을 경우에 대비를 잘하려고 한다.
테이퍼링 문제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이미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잘 하지 않으면 변명하기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시나리오별 대응을 준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을위해 구조조정, 재정건전성 유지 노력 병행해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를 적정선에서유지하고, 외환·금융 면에서 가계부채 등 취약 요소, 단기 외채 관리 등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경제 체질을 강화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그때그때 충격 흡수할 수 있는장치 두 개를 병행하면서 해 나가야 한다.
한편으로 보면 테이퍼링의 강한 전제는 미국 경기 회복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기회로 이용해 민간부문 투자나 수출 활성화를 통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 흐름을 끊을 수 있도록 연결해야 한다.
-- 한국이 선진국 출구전략 국면에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 지금까지 우리가 선제적으로 잘 대응했다고 본다. 경상수지 흑자나 재정건전성, 외환보유고 축적, 차별화된 정책 등을 갖춰 그만큼 충격을 덜 받았고, 다른 신흥국과는 달랐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한국시장 달라졌다고 외국에서 얘기한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 시장 자체가 '냄비형'이 아니라 안정된 구조로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이젠 '확 들어가서 확 버는' 시장은 아니라는 판단도 있을 수 있다.
-- 선진국 출구전략 등 국제금융시장 혼란 요인에 국제적 정책 공조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 한 나라의 통화 정책 변동이 다른 나라에 급격히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기때문에, 출구전략은 잘 조정되고 소통되는 상황에서 협조를 통해 하도록 해야 한다.
신흥국이 받는 영향이 다시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역(逆) 파급효과(spillover)' 내용을 G20, 이번 APEC재무장관회의 등 국제 회의에서 많이 얘기했다.
이번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에는 이런 내용에 대한 고려도 있지 않았을까생각한다. 실제로 이번 발표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신흥국의 영향이나충격을 고려하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자국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각국의 '환율전쟁'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 그동안 G20 등 국제회의를 통해 환율 개입 등을 경계하자는 이야기가 많이나왔기 때문에 각국에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전처럼 지나친 환율전쟁은 없을 것으로 본다.
-- 선진국 출구전략 이슈가 하반기 한국 경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 하반기 대외요인에는 다운사이드와 업사이드가 공존해있다. 상반기에는 중국경제 성장 둔화 등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책 변화에 중국이 적응하는 모습이라 그때보다는 덜 하다. 양적완화도 다운사이드 이슈로 작용하겠지만 준비를 잘하고 있다. 상반기보다는 (다운사이드 측면에서) 상황이 낫다. 오히려 업사이드에 수출이 9월들어 15% 늘어난 것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적으로 소비와 투자 등이 오히려 문제다. 소비는 좀 회복되는 것 같은데 투자가 좀 그렇다. 각종 투자 활성화 대책이 시차가 있기는 할 것이다. 내년 성장이 괜찮으려면 민간 투자와 내수가 활성화돼야 하고, 그렇게 되면 재정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 출구전략이 주요국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 가계부채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지적도 있다.
▲ 가계부채 문제는 기본적으로 고용과 소득을 통해서 접근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신용에 대한 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런 것을 갖추고 난 뒤 증가 속도가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을 붕괴시킬 정도의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여부는 결정됐나.
▲ 기본적으로 한국은 자유무역을 신봉해왔고 FTA 허브 역할을 해왔으니 TPP도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한·미나 한·아세안 FTA를 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좀더 진행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해야 한다. 현재 TPP는 미국 주도로 12개 나라가 협상하고 있는데, 협상이 얼마나 진전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최근 들어 증세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 세수는 기본적으로 경기 활성화로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고 가장 좋은 것이다. 비과세·감면과 지하경제를 먼저 정비하고 그 다음에 증세를 하는 게 맞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증세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최근 증세에 대한 대통령 언급은 아주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다. 노력해도안되면 당연히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지만 증세를 제일 먼저 내세우는 것은 단순한 논리다.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