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동양그룹 지원 검토한적 없어…쉽지 않을 것"(종합)

입력 2013-09-23 11:56  

<<제목 바꾸고 채권단 기류 등 추가해서 종합.>>오너 책임 강조에도 거부되자 금감원 '곤혹'금감원, 동양증권의 동양그룹 CP 판매 특별 점검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공식 표명하자 채권단도 추가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동양그룹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을 막지 못해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동양증권의 동양그룹 CP 판매와 운용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오너가의 일원인 오리온[001800]의 담철곤 회장에게 CP 상환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가의 지원에 기대를 걸었던 채권단은 이런 결렬에 따라 채권단 차원의 추가지원이 힘들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양그룹에 자금을 빌려줘 기업어음과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본 적 없다. 워낙 금액이 커서 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 "동양그룹이 자구계획을 통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 않나"라면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으로 갈지 여부는) 동양그룹이 결정할 문제이지 채권단으로서는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는 "오리온이 동양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부도 처리될 수도있다"면서 "추가 지원을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오리온이 동양을 지원할 수는 없다"면서 "담철곤 회장등 오너가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주식을 제공해서 동양을 지원하라는 말이 나왔던것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동양은 회사채와 CP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렇게 되면 방법이 없다"면서 "동양증권에서 CP 매각하던 것도 10월이면 중단되므로 동양이 매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재현 회장이 직접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찾아가 기업의 어려운 사정을 알리고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동양그룹은 1조1천억원에 달하는 CP의 만기가 반복해 돌아오고 있다.

동양그룹 오너의 사재 출연으로 정상화를 꾀했던 금감원 또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최근 현재현 회장을 만나 오너가의 책임을 강조했는데 담철곤 회장 등의 거부로 수포로 돌아감에 따라 금감원으로서도 더는 손 쓸 방법이 없게됐기 때문이다.

동양이 주채무계열도 아닌데다 여신도 5천억원 미만이라 자율협약 등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동양 회장을 만나 오너가 책임감을 느끼고헤쳐나가 달라고 주문했음에도 사태가 호전되지 않아 난감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금감원도 이제는 동양 자체적으로 알아서 법정관리를 가든지 지켜보는 수밖에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양그룹이 표류함에 따라 CP 투자자들의 소송전도 예상된다.

동양그룹이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CP와 회사채 일부를 동양증권특정금전신탁 고객 계좌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동양그룹 계열사가 만기 도래하는 CP 등을 상환하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투자자들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금전신탁 계좌로 CP를 매입하거나 회사채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등 하자가 있을 경우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23일부터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섰다.

동양증권이 관리하는 자산 중에서도 특히 동양그룹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의 판매·운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동양증권은 계열사인동양그룹의 CP를 투자자에게 판매해 왔다.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부부,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이번 추석 때 동양그룹의 만기 도래 기업어음(CP) 상환 지원 문제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경 부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딸들로 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담 회장 부부는 15∼20% 정도에 이르는 오리온 지분을 담보로 내놨다가 오리온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원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president21@yna.co.kr wooki@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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