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그룹에 비리와 의혹 넘친다>

입력 2013-11-12 06:01  

금융당국이 최근 대형 금융지주사들의각종 비리와 불건전 영업행위체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은 업계에 만연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대출서류 임의 정정과 가산금리 조정에 이어 올해는 일부 은행의국외점포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번지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금융지주사 수장들이 지난 정부에서 소위 금융권 4대 천왕으로불리며 권한을 누려온 탓에 그간 누적된 부실과 비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부실과 비리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비리나 불공정 영업관행 때문에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금융사의 크고 작은 잘못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299개 영업점에서 집단 중도금 대출을 취급하면서 업무 편의를 이유로 고객 동의 없이 대출거래약정서 9천543건의 대출금액이나 이자율 등을 바꿨다가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에서 적발됐다.

국민은행에서는 이 때문에 전직 부행장 등 임직원 6명이 징계 조치를 받았다.

원칙적으로 대출거래약정서는 고치면 안 되고, 부득이한 때에는 채무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외환은행은 대출 가산금리를 임의로 올려 고객들에게 이자 303억원을 더 받은혐의로 올해 초 전직 부행장 등 임직원 7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고객의 돈을 몰래 챙기는 횡령과 대출사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는 책임자급 직원이 고객 6명의 예금 31억원을 횡령했다가덜미를 잡혔다.

하나은행에서는 2009년 동아건설 자금부장이 회사 공금 1천800억원을 횡령한 것을 도운 혐의로 은행 직원이 적발되기도 했다.

경남은행에서는 직원이 2010년 신탁자금을 빼내 투기성 사업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자 저축은행에서 사기 대출을 받기도 했다.

◇전방위 대응 나선 금융당국 결국 금융당국은 검사·제재와 상시감시를 통해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신뢰를 핵심 가치로 여겨야 하는 금융사에서 거액의 횡령이나 비리, 불공정 영업관행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는 최근의 금융 트렌드도 이런 대응에 한 몫을 했다.

일각에서는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과 어윤대 KB금융[105560] 전 회장 등 대형금융지주사 수장들이 지난 정부에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행사했기 때문에 그간 금융당국이 손대지 못한 부실과 비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서 김승유 전 회장과 관련된 의혹을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은행이 4천여점의 미술품을 보유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다 임직원 출신이 관계자로 있는 회사를 통해 미술품이 거래됐다는 의혹이 있어 하나은행이 적정하게 미술품 투자를 한 것인지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승유 전 회장이 미술품에 대한 조예가 깊다는 이야기는익히 들었지만 4천점이나 되는 미술품을 은행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 짚어볼만한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비자금 조성 의혹 검사도 비슷한 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도쿄지점이 수천억원대의 부당대출을 통해 거액의 수수료를챙긴 뒤 이 가운데 20억원 이상을 국내로 반입한 것으로 보고 이 돈의 사용처 등을조사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이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을지 여러가지 개연성을고려해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들 금융지주사에 대해 'MB(이명박)정부 물빼기'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사 지배구조 변동이 올해 초 '물갈이'로 끝난 것이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며 "다만 금융당국이 이미 물러난 사람의 등 뒤에 칼을 휘두르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려면 앞으로는 선제적인 검사·제재가 필요할 것"이라고지적했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